‘기타리스트 김진택과 함께하는 클래식 기타 Story'

겨울비가 내렸던 지난 25일, 김진택 기타리스트와 안두현 지휘자가 이끄는 양평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양평문화원 호송홀을 꽉 채운 관객들의 감성을 촉촉하게 만드는 힐링의 시간을 선사했다.

양평필은 정기연주회 ‘기타리스트 김진택과 함께하는 클래식 기타 Story'를 개최했다. 섬세하면서도 절제된 연주의 김진택과 양평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협연은 관객석을 꽉 채우고도 좌석이 모자라 서서 관람한 관객들을 몰입시키기에 충분했다.

안두현 지휘자가 공연에 앞서 관객들에게 김진택 기타리스트를 소개하고 있다.

1부에서는 체코슬로바키아의 작곡가 안토닌 드보르자크(1841~1904)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E장조, 작품22’를 연주했다. 세레나데는 ‘저녁음악’이라는 뜻으로 이탈리아어의 ‘sereno'(맑게 갠)’에서 나온 말이다. 달빛 은은한 창가에서 사랑하는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노래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양평필은 현악기의 하모니에 의한 서정적 분위기를 전 악장에 걸쳐 부드럽고 온화한 아름다움이 한껏 넘쳐나게 연주를 펼쳤다.

2부는 클래식 기타리스트 김진택과의 협연으로 이뤄졌다. 연주에 앞서 안 지휘자는 “김진택 연주자를 관객이 11명 정도 일거라고 하고 초대했는데 관객이 너무 많아 당황하고 계신다”는 농담으로 시작했다.

첫 곡은 김진택이 참여했던 영화 ‘건축학 개론’ OST 중 ‘기다림’을 연주했다. 기타가 가진 여백의 미로 한 폭의 수묵화처럼 영화에서의 아련함을 그려냈다.

양평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김진택 기타리스트가 아랑훼즈 협주곡을 연주하고 있다.

다음 곡은 기타 연주의 백미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스페인 프란시스코 타레가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들려줬다. 안 지휘자는 타레가가 짝사랑했던 유부녀 제자에게 거부당하자 실의에 빠져 여행을 하다가 방문한 알함브라 궁전의 아름다움에 취해 곡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트레몰로(같은 음을 같은 속도로 여러 번 치면서 연주하는 주법) 주법이 자아내는 신비로움과 애절한 선율에 관객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마지막 연주곡은 스페인 작곡가 호아킨 로드리고(1901-1999)의 ‘아랑훼즈 협주곡’이었다. 김진택이 “이 곡은 예전에 TV방송 ‘토요명화’ 시그널음악으로 사용된 곡”이라고 소개하자 안 지휘자가 “주말의 명화가 아니라 토요명화인가요? 그동안 잘 못 얘기하고 다녔는데 어쩌지..”라고 말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진택의 기교 넘치는 연주와 양평필의 조화는 클래식 기타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도록 도왔으며 협연을 통해 기타가 가진 독주악기 이상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앵콜곡 '러브왈츠를 연주하는 김진택

김진택은 “이렇게 관객과 가까운 거리에서 연주한 것은 처음”이라며 “낯설기도 하지만 관객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며 가장 좋아하는 곡인 ‘러브왈츠‘를 마지막 앙코르곡으로 연주했다.

매달 정기연주회를 열고 있는 양평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다음 연주회는 12월 19일 오후7시 ‘피아니스트 에드윈 킴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홀릭 콘서트’로 진행될 예정이다. 연주회 실황은 문화원 홈페이지(http://ypculture.org/)에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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