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모독, 소통부족, 주먹구구식 운영 문제 "

선수들, 단장 사업체에 아르바이트 동원 되기도

 

양평FC축구단(단장 유정선, 이하 양평FC)이 지난 4일 화성FC와의 플레이오프 경기를 마지막으로 올 시즌 모든 경기를 마감했다. 창단 후 두 시즌을 보낸 양평FC는 창단 첫해 K3 상위리그 진출(18팀 중 11위), 2년차 챔피언십 플레이오프 진출(12팀 중 4위)이라는 성과로 반짝 돌풍이 아닌 상위팀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성적과는 달리 유스팀 선정 논란에 이어 양평FC 운영에 관한 우려의 소리가 축구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런 우려를 경험 부족으로 인한 운영 미숙이라고 가볍게 넘기기에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양평FC가 차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관계자들은 선수들의 처우문제 등 구단과 크고 작은 의견 충돌이 있었다고 전했다. 선수단 숙소는 농업기술센터로 정해졌으나 식사는 한 끼 밖에 제공되지 않았고, 물도 양평군이 제공하는 물은 선수 30명당 1일 350㎖ 40개로 한정됐다. 구단 측은 제공되는 식사 외에는 선수들이 알아서 해결하고 물을 아끼라며 구매를 허락하지 않았으나 차 감독이 단장 면담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중고 밥솥을 제공 받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훈련 도중 유 단장이 레일바이크에 아르바이트 인력이 부족하니 선수들을 보내달라는 요구를 했지만 차 감독이 훈련 중이라 거절한 적도 있다. 한 선수는 “이전에도 이런 요구가 있었는데 가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여서 선수 5명이 레일바이크로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다”고 말했다.

양평FC의 이사진도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팀 창단 시 군에서 임명장을 받은 이사(당시 16명)들은 경기가 있는 날이면 용문생활체육공원 축구장에 나와 의자 나르기, 경기장 점검, 유튜브 현장중계 등 허드렛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부족한 점이나 선수들을 위해 보완해야 할 점 등을 구단 측에 얘기하면 탐탁치 않아했다고 한다. 이후 정관을 받아 보니 이사에서 운영위원으로 바뀌어 있었고, 이사들이 왜 발언권이 없는 위원으로 바뀌었는지 항의하자 다시 이사로 정관을 바꾸겠다는 약속만하고 현재까지 이행하지 않고 있다.

한 이사는 “돈을 받는 일도 아니고 FC 발전을 위해 사심 없이 일하는데도 단장이 고용한 일꾼처럼 대하는 것에 화가 난다”며 “일만 시키고 모여서 회의 한번 없이 단장, 부단장, 사무국장 셋이 정하고 통보만 하는 식”이라며 소통 부재와 인격 무시 행위에 대해 실망을 드러냈다.

선수들 또한 불만이 많다. 대부분 기본급 없이 훈련수당으로 월 30만원과 승리수당 등을 받는데 올 시즌 상반기 팀이 연패에 빠지면서 승리수당을 못 받아 선수들 생활이 어려웠다. 유 단장은 승리수당 30만원에서 연승할 때마다 10만원씩 수당을 올려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팀은 하반기 들어 연승행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수당 인상은 예고 없이 중단됐고 이를 프런트에 얘기하자 이벤트로 일시적으로 지급한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한 선수는 “구단이 어려우니 다음에 여유가 생기면 지급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때만 준 건데 뭘 또 바라냐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에 사기가 떨어졌을 뿐 아니라 무시당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양평FC 선수나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점은 프런트와의 소통부재와 인격모독, 체계 없이 즉흥적으로 단장의 기분에 의해 구단이 운영된다는 점이다.

축구관계자는 “양평FC는 군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곳인데 개인 소유 구단처럼 운영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군 홍보뿐만 아니라 스포츠 관람을 통해 건강한 여가문화를 만들고 지역 축구 꿈나무에게도 수준 높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지역사회 공헌의 의미를 잊은 채 운영되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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