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상생합의안 설명, 별다른 지적 없었다”
상인회 “이사회에서 구체적으로 논의 하겠다”

양평물맑은시장 상인회(이하 상인회)와 롯데마트가 4년 만에 한 자리에 앉았다. 고건덕 상인회장 취임 후 단 한 차례도 공식적인 모임을 갖지 않았던 양자가 롯데마트 건물 준공단계에서 만난 것을 두고 지역주민의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상인회는 “아직 협상테이블에 앉은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4년 만에 공식적인 회의석상에서 만난 고건덕 상인회장(오른쪽)과 롯데마트 실무자. 합의해 달라고 매달렸던 롯데실무자의 굳은 표정과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던 고 회장의 허탈한 표정이 현재 두 사람의 심정을 고스란히 드러낸 듯하다.

그간 ‘묻지마 반대’만 해왔던 상인회가 모임에 나선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군청이 중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지만 군 담당자는 “롯데 측에 상인회에 정식으로 상생합의안을 제안해 달라고 한 것은 사실이지만 모임은 상인회 측의 제안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상인회와 롯데 측은 지난 22일 양평시장쉼터 회의실에서 모임을 가졌다. 19명의 상인회 이사 중 15명이 참석했고, 롯데 측은 실무자 2명이 나왔다. 회의 전 인사말에서 고건덕 회장은 이 모임을 협상이 아닌 “만남의 자리”라고 못을 박았지만 롯데 측 관계자는 “이 자리는 명백히 협상의 자리”라고 반박하며 팽팽한 신경전으로 시작했다.

모임 소식을 듣고 취재를 나온 언론사 기자들이 있었지만 상인회 측은 “사전 취재요청도 없었고, 단순한 첫 만남에서 편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달라”고 요청했다. 기자들은 몇 차례 항의하며 버텼지만 상인회가 지속적인 비공개 회의를 요구해 현장취재는 할 수 없었다.

회의 후 롯데와 상인회 관계자들에게 전해들은 회의 내용을 정리하면 상인회-롯데 경과보고, 롯데가 제안한 상생합의안 설명, 상인회 이사회 별도 회의 등이었다.

롯데마트가 제안한 상생합의안을 정리하면 △양평물맑은시장 시설 개선사업 지원 △양평물맑은시장전용 상품권 제작·지원 △팝업스토어 공간제공 및 설치·운영 △자매결연을 통한 행사용품 정기적 지원 △선진 유통관련 기법 교육 지원 △지역사회 봉사활동 시행 △지역 고용창출 △영업시간 준수 및 정기휴무 이행 △전단광고 축소 운영 및「양평 물맑은시장」홍보 △롯데마트 경기양평점 출점 이후 추가 출점 금지 등 10개 안이다.

롯데 관계자는 “상생합의안 설명에 대해 이사들의 반박이나 문제제기는 없었고, 한 이사는 현재 양평시장을 잘 파악하고 적절한 대안을 제시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며 “차후 협상에서 상인회 이사 일부와 군청 담당자도 포함해 상인회의 부담을 줄였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상인회 관계자는 “최근 롯데마트 입점 문제가 불거지면서 상인회가 심한 압박을 받아 모임을 마련했다”며 “수일 내 이사회를 열어 합의안을 구체적으로 살피고 차후 협상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은 특별히 결정한 사안은 없었고, 상인회의 주장대로라면 단순한 만남의 자리였지만 상인회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후 협상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인회 이사회 내부에서 여전히 반대 목소리가 크기 때문이다. 최근 상인회를 비판하는 언론보도가 많아지면서 면피용 만남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후 상인회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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