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직업 나의 일 ㊱ 광고제작감독

매체가 느는 만큼 광고도 늘고 있다. 광고는 찰나의 영상으로 폭발적인 이슈를 만들기도 하고 기업의 이미지를 바꾸기도 한다. 소비자들을 사로잡아야 하는 광고제작을 20년째 하고 있는 조석균(47. 양수리) 광고제작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 일을 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시절 수학이 싫어서 문과 선택 후 경영학과로 진학했는데 (아뿔사 거기서도 수학을..) 경영학과 과목 중에 마케팅과 광고관리론이 있었다. 수업을 통해 광고에 대해 처음 논리적으로 접근했고 흥미를 갖게 됐다. 광고제작사에서 조감독 생활을 거쳐 20년째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롯데, 삼성, 애경, 제일모직, 한화건설, LH공사 등 많은 광고를 제작했다.

▲ 광고제작감독이 되려면… 특별히 요구되는 스펙이나 자격은 없다. 전공자보다 비전공자가 더 많다. 전공보다는 현장 경험이 더 중요하다. 학교에서 배우는 이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아이디어와 기획, 필드에 나가 뛰어 다니면서 감각과 노하우를 쌓는 일의 균형이 필요하다.

▲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 광고제작의 프로세스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광고주의 광고제작 의뢰, 광고대행사 경쟁PT(Presentation), 광고대행사 선정(제작 아이디어 선정), 제작사 제작, 방송심의, 방송(On air) 순으로 이뤄진다. 광고제작감독은 광고 콘셉트와 광고카피 등이 구체화된 후 광고전략에 따라 방향을 설정해 제작을 진행하는 사람이다. 광고대행사에서 나온 스토리보드를 기초로 촬영장소 물색, 카메라 각도, 앵글 크기, 촬영기법 등을 정하고 이를 문서화하는 콘티작업에서부터 촬영스탭 구성, 편집, 녹음 등 모든 과정을 총괄한다.

조석균 광고제작감독

요즘은 경계가 모호해져 감독이 콘셉트를 만들기도 하고 AE(Account Executive 기획)가 카피를 쓰기도 한다. 광고대행사처럼 커다란 덩치를 가진 조직도 있지만 부티크(Boutique)라 불리는 작은 규모의 광고대행사도 존재한다.

▲ 갖추어야 할 소양은… 광고주에게 아이디어 설명(프리젠테이션)을 잘해야 한다. 프리젠테이션을 잘하려면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야 하는데 기업이미지나 제품과 잘 어울리는, 합이 좋은 것이어야 한다. 아이디어를 이끌어 내기 위해선 무엇보다 팀워크가 좋아야 한다. 통상 프로젝트는 팀 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에 팀원 간의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다.

▲ 감독이 되기 위해 남다르게 노력했던 부분은… 나름의 원동력이 있다면 그건 감각유지라고 할 수 있다. 광고는 트랜드를 놓쳐선 안 되는 직업이다. 소비트랜드와 시대이슈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이와는 상관없이 현재 흐름이 무엇인지, 무엇이 이슈인지, 어떤 것이 세대를 이끌고 가고 있는지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그래서 대중매체를 가까이하고 매일 영화를 보며 영상에 대한 감각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한다.

▲ 대우는 어떤가… 어느 조직의 어떤 직책이냐에 따라 연봉차가 난다. 광고대행사는 다른 직종 대비 상위다. 감독의 역량에 따라 나름 등급이 있는데 몇 억대부터 일반기업체와 비슷한 수준까지 연봉이 다양하다. 감독의 정년은 대개 45~55세 정도로 본다. 은퇴시기가 정해진 것은 없으나 통상적으로 그렇다. 유행에 민감한 직업이라 감독의 감각과 열정 등이 최고조일 때 명성과 수익도 뒤따르는 직업이다.

또 광고업종은 야근도 많고 밤을 새는 경우도 허다하다. 일이 좋아서 견디고 있지만 이런 작업환경은 2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있다. 그래도 시사 후 광고주들이 만족할 때 보람을 느낀다. 광고주의 훈훈한 피드백은 저절로 춤추게 한다. 광고인들끼리 ‘우리의 주님은 광고주님 뿐’이라고 농담을 하곤 한다.

▲ 준비생들에게 조언 한다면… 광고는 자본주의가 붕괴되지 않는 한 존재할 것이다. 매체도 점점 세분화, 전문화 되고 있다. 끝없이 쏟아져 나올 콘텐츠의 재료들이 있고 이를 담아낼 그릇들이 끝없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시장의 장래는 밝지만 직업으로 비전 있다는 말은 못하겠다. 경쟁이 치열해 노력만큼의 보상이 보장되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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