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면주민자치위원회의 인생나눔교실

용문면주민자치위원회는 지난 5월부터 인생나눔교실 ‘이웃삼촌 이웃이모 이웃사촌 관계 맺기’ 멘토링을 120회에 걸쳐 진행했다. 프로그램 마지막 순서로 멘토와 멘토, 멘토와 멘티, 멘티와 멘티 간 지속적인 관계형성을 위한 ‘이웃사촌 관계 맺기’ 나눔캠프를 지난 11~12일 양평현대블룸비스타에서 개최했다.

이번 캠프는 2017년 인생나눔교실에 참여한 ‘우리도 춤춘다(사춘기청소년)’, ‘꿈을 관찰한다(다문화)’, ‘나도 연극배우(다문초)’ 멘티팀의 청소년과 초등생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초·중·고 학창시절을 함께 보내는 지역의 아이들이 나눔 캠프를 통해 이웃사촌 관계 맺기를 하고 결속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프로그램은 용문면주민자치위원회 소개, 모둠별 이름 짓기, 김연희 강사의 마술교실, 특별나눔 멘토링 및 이웃사촌 관계 맺기 의식, 멘토링 및 캠프 참여소감을 나누는 이야기마당 ‘희희낙낙’으로 구성됐다.

첫날 저녁식사 이후 진행된 특별나눔 멘토링에는 최근 방영된 MBC 드라마 ‘병원선’에 출연한 영화배우 정인기 씨가 멘토로 참여했다. 정 씨는 자신이 출연한 단편영화를 함께 감상한 후 ‘나의 사춘기시절 친구와 이웃사촌’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고등학교에서 연극을 하며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배우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껴 연기자의 길로 들어선 경험을 들려줬다. 정 씨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삶이 행복하다”며 “좋아하는 일, 재밌는 일을 찾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초등 저학년들을 위해 직접 작곡한 <쑥쑥 커라>를 기타반주와 함께 열창했다. ‘엄마, 아빠, 선생님이 곁에 있다. 아프지 말고, 힘들어하지 말고, 공부하지 말고, 나가놀아라’는 노랫말이 울림이 되어 참가자들을 합창으로 이끌었다.

청소년들을 격려하기 위해 참석한 김향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은 “주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사업을 하고 싶어 새로운 시도로 인생나눔 멘토링을 추진하게 됐다”며 “프로그램에 참가한 주민들이 나만 혜택 받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말할 정도로 호응이 컸다”고 말했다. 박우선 부위원장은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이웃과의 관계, 스승과의 관계가 개선되고 있어 흐믓하다”며 “내 자신을 먼저 내려놓고 이웃을 만나면 인생 나눔이 잘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생나눔교실 ‘이웃삼촌 이웃이모 이웃사촌 관계 맺기’

인생나눔교실은 작은 사랑방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농사·예술체험을 하는 사랑방 멘토링, 이웃집에 초대 받아 집밥을 연상하는 그림이나 시를 쓰며 함께 만들고 문화예술을 나누는 집 밥 멘토링, 박물관·미술관·공연장 등을 탐방하고 내 삶의 기념관을 계획해보는 내 마을 예술·역사탐방 멘토링, 몸동작·춤·베이비요가 등을 활용한 움직임과 이야기를 표현하는 건강사랑나눔 멘토링, 이웃사촌 결연 맺기와 지역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이웃사랑 멘토링 등 5가지 유형으로 진행됐다.

이종청, 임선영, 장은숙, 윤정아, 한명희, 정연경, 임정일, 백송희, 박종덕 등 9명이 멘토로 참여해 ‘쑥쑥 자라라’ ‘사춘기야 놀자’ ‘인생을 그리다’ ‘몸으로 만나는 삶’ ‘꽃차에 인생을 담다’ ‘꿈을 관찰하다’ ‘내 집 텃밭 가꾸기’ ‘나도 연극배우’ ‘편지로 쓰는 인생이야기’ 프로그램을 각각 10~15차 진행했다.

 

▲ 에피소드1

다문화가정 프로그램은 많이 안아주고 많이 칭찬해주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정체성을 찾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하지만 친구를 많이 만들어주고 다른 아이들과 자연스레 섞여 살아갈 수 있도록 참가자를 다문화가정에 한정하지 않고 참여폭을 넓혔다. 한 다문화가정 어린이가 “다문화프로그램 아니었어요?” 반색했다. 눈도 안 마주치던 아이가 “넌 할 수 있어”라고 지속적으로 이야기해주니 환하게 웃었다. 멘토들의 판단이 옳았다. 정연경 주민자치위원은 “원주민끼리도 얼굴 보면 다 아는 사이지만 서로의 마음 안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며 “나를 먼저 이해하고, 너를 이해하고, 우리를 이해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평했다.

 

▲ 에피소드2

그림 그리고 춤추며 문화예술을 매개로 하니 사람들 간의 소통이 순식간에 이뤄졌다. 홀몸 어르신께 밥 먹으로 밖에 나가자고 하니 “내가 여기 아니면 어디서 춤을 춰보겠냐”며 거절할 정도로 춤에 열중했다. 멘토들은 참가 어르신들의 반응에 감사했다.

 

▲ 에피소드3

갱년기 여성의 고민은 비슷비슷하다. 집에서 모여 칼국수도 해먹고 커피도 마시면서 그림을 그리다보면 자식 이야기도 나누고 때론 남편 흉도 보며 자연스레 마음이 열린다. 한 이주민은 주변에 어르신뿐이고 이야기 나눌 사람도 없어 다시 도시로 이사하려던 참이었다며 행복해했다. 사랑방 멘토링은 바로 이런 것이다.

 

▲ 에피소드4

마룡리에 사는 한 홀몸 어르신은 누구누구 엄마로 불릴 뿐 이웃과 이름도 모르고 지냈다. 한 마을에서 20년 가까이 함께 살았지만 서로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계기는 많지 않았다. 홀몸어르신 멘토링을 통해 서로의 속내를 알게 됐고 늘 보던 사이였지만 새로운 만남, 새로운 관계 맺기를 시작됐다.

 

▲ 에피소드5

시골에 산다고 저절로 농사일을 알게 되는 것은 아니다. 텃밭 하나 가꾸는데도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임정길 씨가 진행한 텃밭 가꾸기 멘토링은 참석률 90%이상일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초보농사꾼들이 채소농사를 배우며 농업기술센터도, 미생물(BM)활성수도 알게 됐다. 무씨를 심어 수확까지 전 과정을 지도한 임씨는 “사람마다 살아온 인생이 다른데 농사경험을 나누다보니 자연스레 다른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도 알게 돼 인생나눔이 됐다”고 한다.

 

▲에피소드6

아이 다 키운 엄마와 첫 아이 키우는 엄마가 만나면 어떤 시너지가 생길까. 초보 엄마는 이웃에 친정 엄마가 한 명 더 생겼다. 아이 돌보는 업무를 18년 동안 해온 아이 다 키운 엄마는 공동육아의 의미, 사위와 장모의 갈등, 응급처치, 몸놀이 방법 등을 알려주며 손자 키울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됐다.

 

‘이웃삼촌 이웃이모 이웃사촌 관계 맺기’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추진한 이송 주민자치위원은 “멘토링은 상담이나 치유와 달리 마음속 이야기를 끄집어내서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는 과정”이라며 “어디까지 관여해야 하나 고민도 되고 각자가 처한 문제를 해결해줄 수도 없지만 인생나눔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자치위원들이 주민에게 한발 더 다가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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