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영, ㈜난다 (2017)

“오늘 하루도 욕심내지 말고 딱 너의 숨만큼만 있다 오거라.”

물질하러 바다에 들어가는 딸에게 할머니 해녀가 하시는 말씀입니다. 나이 많은 해녀들은 압니다. 바닷속에서 욕심을 내면 목숨을 잃게 된다는 것을요. 실제로 해녀들은 함께 바다에 들어가서 함께 바다에서 나옵니다. 위급한 상황에선 서로를 도와줄 수도 있고, 누가 얼마나 해산물을 채취하는지도 알 수 있죠. 자신의 숨만큼 자신의 노력만큼만 채취하고 나머지는 다음을 위해 남겨둡니다.

또 전복이나 소라 씨를 뿌려 ‘바다밭’을 가꾸기도 합니다. 수확량이 너무 적은 해녀에게는 그날 많이 채취한 사람이 자신의 것을 나눠주기도 합니다.

제주 우도 해녀들의 삶과 숨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물숨>을 연출한 고희영 감독과 해녀의 삶에 이끌려 제주도에 와 있던 외국인 화가가 함께 만든 책, <엄마는 해녀입니다>는 해녀들의 애환과 그들만의 약속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자기 숨만큼 머물면서 바다가 주는 만큼만 가져오자”는 아름다운 약속 말입니다.

용문산동네서점 ‘산책하는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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