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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옥정(茶屋町) 1, 히가시차야가이(ひがし茶屋街)와 카즈에마치(主計町)아름다운 마을을 찾아가는 여행 68

일본의 대도시 중에서 여행하고 싶은 곳 두 곳만을 고른다면 단연 교토(京都)와 가나자와(金沢)다. 유서깊은 데다가 문화적인 요소가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그런 유서깊은 문화적 분위기의 중심을 잡아주는 거리가 교토나 가나자와에 똑같이 있다. 전통적 건조물군 보존지구 중 다옥정(茶屋町)이다.

다옥(일본어 발음으로 ‘차야’다)은 일본에서 상당히 많은 의미로 사용되는데, 그냥 차야라고 하면 차를 마시는 휴게실의 개념이고, 접두사 ‘御’를 붙여 ‘오차야(御茶屋)’라고 쓰면 지방영주들이 에도 행차를 할 때 머물던 숙장(宿場)의 혼진(本陳)으로도 사용된다. 그런데 접두어로 ‘お’를 붙여 ‘오차야(お茶屋)’라고 쓰면 요리와 기녀와 연주 등이 어우러지는 일종의 요정이 된다. 게이샤(芸者, 芸妓)가 샤미센(三味線)을 타며 노래를 부르고 카이세키요리(会席料理)가 나오는 곳이다. 하나마치(花街), 카류(花柳) 또는 유카쿠(遊廓)라고도 부른다. 술과 음식이 중심이긴 하지만 샤미센의 슬픈 음조와 게이샤들의 노래와 춤으로 예술적 풍미가 흐르는 곳으로 만들었다.

다옥정은 그런 오차야들이 모여 있던 거리이다. 근대 중반까지는 유조(遊女)라 불리는 창기(娼妓)도 남아 있어서 더러 매춘도 이루어졌지만 1957년 매춘방지법이 시행되면서 이제는 전통과 추억의 거리로 남아 있다. 다만 대부분의 차야들이 전통적 목조건물인데다가 밀집해서 모여 있는 거리의 풍광이 멋스러워 건물은 온전히 보관하고 있고, 현재는 음식이나 차를 중심으로 하며 간혹은 게이샤(芸妓)나 마이코(舞妓)들에 의한 음악연주나 춤 등은 곁들어 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차야거리 자체에서 이루어지는 영업효과보다는 전통적 문화거리를 찾는 여행객들의 발길을 유혹하는 효과가 훨씬 크다.

가나자와(金沢) 카즈에마치(主計町)

가나자와에서 전통적 건조물군 보존지구로서 다옥정으로 지정된 곳은 두 곳이다. 히가시차야가이(ひがし茶屋街)와 카즈에마치(主計町)다. 가나자와에는 3대 차야가이(金沢三大茶屋街)가 있다고 불리는데, 위 두 곳에다가 니시차야가이(にし茶屋街)가 더해진다.

가나자와는 본래 에도막부시대에 카가번(加賀藩)이었는데 1580년경 성주는 마에다 도시이에(前田利家)였다. 가가번은 그 지배지역의 미곡의 산출량이 백만 석에 이른다고 하여 이 지역의 이름이 통칭 카가하큐만고쿠(加賀百万石)라고 일컬어진다. 요즘도 가나자와 여행을 하면 곳곳에서 그 통칭을 만나게 된다.

먹고 살 것이 풍족한 영지여서 그런지 영지의 백성들에게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것을 장려했다. 가나자와는 날이 갈수록 풍요와 노래가 넘쳐나서 “하늘에서 노래가 내려온 곳”이라고 불릴 정도로 운치 있는 지역이 되었다. 그 즈음 가나자와의 3대 차야가이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가나자와의 중심을 거쳐 흐르는 아사노가와(浅野川)의 동쪽에 히가시(동쪽)차야가이, 사이가와(犀川) 서쪽에 니시(서쪽)차야가이, 그리고 조금 늦게 히가시차야가이의 강 건너편에 카즈에마치가 형성되었다. 차야가이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일종의 자발적인 유흥가였으므로 자칫 잘못하면 산만하게 난립할 수도 있었을텐데, 가나자와 지방 영주는 이미 중세시대 때부터 도시계획 개념으로 유도하여 현재에도 아주 깔끔하고 질서 있는 거리로 남아 있다.

밤의 히가시차야가이(ひがし茶屋街)

히가시차야가이는 약 2헥타르 넓이에 약 100여채 이상의 전통목조건물이 남아 있어 가장 크고 여행객들에게도 가장 유명하다. 그러나 실속을 보면 카즈에마치가 오히려 일화가 더 많다. 카즈에마치는 수많은 소설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이츠키 히로유키(五木寛之)의 ‘아사노가와의 황혼’(浅の川暮色)은 카즈에마치를 배경으로 신문기자와 소녀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소설로 유명하다. 본래 애틋한 샤미센의 소리가 넘쳐나는 다옥정인지라 그 외에도 수많은 소설의 배경이 되어 왔다고 한다. 전통과 문화가 문학을 낳고 또 그 문학이 전통을 되살리는 문화의 선순환이 되고 있는 것이다.

카즈에마치나 히가시차야마치는 현재에도 품격 있는 술집들이나 찻집들이 있다. 가나자와에서 이들 거리를 빼면 제대로 된 여행이 될 수 없다. 그 만큼 필수 요소다. 가나자와에서의 하룻밤은 히가시차야마치의 전통 목조건물에서 운영하는 민박에서 잤다. 전통거리의 밤은 고고(孤高)했고, 아침은 일찍부터 여행객들로 들썩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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