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구 지음, 한울림어린이(2017)

아이들이 어렸을 때 거의 매일 아이들과 숨바꼭질을 했던 거 같습니다. 좁은 집에서 숨을 곳이라야 뻔한데도 아이들은 끊임없이 숨바꼭질 놀이를 이어갔습니다. 숨을 때와 찾아다닐 때의 긴장감이 아이들에게 흥분을 일으키며 재미를 준 것이겠지요. 숨바꼭질은 상대가 잠깐 눈에 안 보여도 같은 공간에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무서움을 많이 타는 아이들도 곧잘 재미있어 합니다.

그림책 <숨바꼭질>의 주인공인 소윤이는 유치원에 가야 하는 아침부터 엄마와 숨바꼭질 놀이를 시작합니다. 아이가 먼저 숨기 시작하면 엄마는 어디에 있는지 알면서도 짐짓 모르는 척하며 아이를 찾아다닙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엄마가 숨어버립니다. 소윤이는 조용해진 집안에서 이젠 엄마를 찾아 나섭니다. 아이를 피해 이리저리 옮기며 숨어 다니는 엄마. 한참을 찾아도 엄마는 도무지 보이지 않습니다. 무서움과 두려움이 아이를 찾아오는 순간 엄마는 소리를 지르며 뒤에서 나타나 소윤이를 껴안습니다. 물론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지요.

어느 집에서나 벌어질 법한, 우리 집에서도 벌어졌던, 매년 수십 만 가정에서 새롭게 벌어지는 숨바꼭질 놀이를 통해 우리 아이들의 마음에 믿음과 사랑이 깊이 새겨졌으면 좋겠네요. 오늘 이제 사춘기를 맞은 아이들과 집에서 숨바꼭질 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드는 책입니다.

용문산동네서점 ‘산책하는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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