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상인회, 시장활성화 제안에 ‘묵묵부답’
‘대안 없이 반대만 하는 상인들’ 비판 목소리도

물맑은양평시장상인회(회장 고건덕, 이하 상인회)가 시장활성화 테스크포스(TF)가 제안한 양평시장 활성화 방안 및 롯데마트 상생합의안을 사실상 거부하며 롯데마트 입점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3월 멈췄던 롯데마트 건물 공사가 재개되면서 상인회-롯데마트간 상생합의 분위기가 조성되는듯 했으나 상인회 이사는 물론 상인 대다수가 이를 반대하고 있어 롯데마트 입점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열린 물맑은양평시장상인회 이사회 회의 장면.

상인회는 지난 3월 양평시장 활성화를 위한 TF를 발족시켜 양평시장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한편, 롯데마트와 합의도 준비했다. TF는 지난달 결과보고서를 완료하고 이를 이사회에 보고했다. 양평시장의 활성화 방안을 담은 이 보고서는 ▲오일장 환경개선 및 상인회원 사업 참여 ▲임대업 상인의 대책 마련 ▲맛집 유치전략 ▲시장 공동체 화폐 제작 ▲롯데마트와 상생합의안 등이 제시됐다.

TF가 제안한 롯데마트와 합의안을 살펴보면 ▲지역주민 고용창출 ▲시장 상인 팝업스토어 운영 제공 ▲자매결연 협약체결로 지속적 상생지원 ▲영업시간 준수 및 정기휴무 이행 ▲시장 활성화를 위한 시설개선사업 지원 등이다.

TF 관계자는 “롯데마트 입점을 원하는 시장상인에게 우선권을 주도록 하고, 시설개선사업 10억원도 요구할 계획”이라며 “상생합의보다 더 중요한 건 갈수록 매출이 떨어지는 현 양평시장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인회는 TF 측의 이 제안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TF 관계자는 “지난달 열린 상인회 이사회에서 보고서 설명을 마치고 정식 안건으로 상정하려 했지만 회장과 이사들의 반대로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아예 이 사안이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한 상인회 관계자는 “상인회 이사 대부분이 롯데마트와 상생합의를 반대하고 있다”며 “대형마트 입점 시 상점은 물론 양평시장 전체가 몰락할 것이 자명하고, 무엇보다 법률로 약자인 시장상인을 보호하고자 하는데 상인들이 상생합의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TF가 제안한 상생합의안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한 상인은 “롯데마트 입점 우선권을 준다는데 대기업과 종속계약을 하고픈 사람이 누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마트와 전통시장이 상생할 확실한 방안이 없다면 상인들의 반대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시장이 일방통행으로 변한 뒤 매출이 반토막 나 상가를 내놨는데, 아직 나가지 않고 있다”며 “군이 시장을 살리는 정책을 펴지 않고 롯데마트 입점만 부추기며 시장을 죽이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안 없이 반대만 하는 상인들에 대한 소비자 측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한 주민은 “주민들 중 누가 양평시장에 장을 보러 가나. 모두 외지의 대형마트를 찾는다”며 “대형마트가 아니라도 지금 상태라면 양평시장은 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반대를 하더라도 명분과 대안이 필요한데 지금 상인회는 전혀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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