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농어촌 지원정책, 대안 마련 시급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고 양평군이 관리‧감독한 청운면 다대1리 창조적마을만들기 사업이 군 담당부서와 마을주체들의 업무미숙으로 공사가 중단된 채 표류중이다. 다행히 사업을 마친다 해도 이후 체험센터 운영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대1리 창조적마을만들기는 지난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의 공모에 당선돼 국비 2억4500만원, 군비 1억500만원 등 총 3억5000만원을 지원받아 체험관, 화장실 등 건립과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다대1리의 체험관 건설공사가 지난 2월 중단된 후 방치되고 있다.

다대1리는 이전 경기도 개암나무작목반 조성 사업에도 선정돼 체험마을 사업과 연계해 마을소득증대를 목적으로 다대마을주식회사를 설립하는 등 의욕적으로 사업에 나섰다. 그러다 이 사업을 주도하던 전 이장이 지난해 7월 지병으로 사망한 뒤 개암나무작목반이 해체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새로 선출된 김아무 이장과 주민들은 체험마을 운영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추진했지만 공사업체 선정에 문제가 생겼다.

김 이장과 양평군에 따르면 다대1리는 지난해 11월 지역의 한 업체와 체험관 등 시설공사를 수의계약했다. 하지만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은 공개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해야 했다. 당시 군 담당자는 “업체선정 방식을 숙지하지 못해 마을이 추천한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었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뒤늦게 문제를 인식한 군과 마을은 올해 2월 공사를 중단했다. 군은 입찰을 통해 새로 업체를 선정했지만 기존 공사업체와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체험관 등 시설공사는 방치되고 있다. 군 담당자는 “협상이 마무리되는 상황이라 올해 안에 공사는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빠른 시일 안에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아 다대1리 체험마을 사업이 정상화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대1리는 80세대 약 165명의 주민이 사는 마을로, 주민 70% 가량이 65세 이상의 초고령마을이다. 전 이장 등 마을의 일부 청‧장년층이 의욕적으로 소득사업을 추진했지만 명확한 한계가 있었다. 김 이장은 “개암나무작목반의 70% 가량이 외부인이었다”며 “마을주민들은 이 사업 자체를 잘 모르고, 적극적으로 나설 상황도 안 된다”고 말했다. 마을 사정이 이런데도 다대1리는 각종 지원 사업에 선정됐고, 정부와 군의 지원사업 선정과정에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사업을 관리‧감독하는 군도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 보인다. 우선 담당자가 자주 교체되고, 그에 따라 전문성도 부족이다. 이 사업을 맡은 관광진흥과 농촌관광팀 담당자는 지난 2015년 이후 3차례 바뀌었다. 그러다보니 업체선정이나 이후 관리감독이 원활하지 못했다. 다대1리의 경우 전문 컨설팅업체가 지원을 했지만 큰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체험마을 관계자들은 군내 전문 지원센터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고, 군도 올해 양강섬 플랫폼 사업으로 마을기업 지원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초고령농촌사회에 체험마을이나 마을기업 조성 자체가 무리라고 진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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