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꿈배낭’ 단원대표

나의 첫 해외봉사인 이번 캄보디아 해외봉사는 8월1일부터 8월10일까지 길다면 길고 짧으면 짧은 9박10일간의 봉사활동이었다. 4월3일 꿈배낭봉사단 최종합격 문자를 받고 어떤 친구들과 어떤 활동을 하게 될지 너무 설렜다.

4월 21일 발대식을 시작으로 6월3일에 사전수업이 시작되었다. 약 2개월간 아트풍선, 목공예, 오카리나, 사진 수업이 토요일 오전 오후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또한 와락과 센터에서 조별 모임도 갖으며 친목을 다지고 부족한 점을 채워나갔다. 워크숍을 통해 선생님과 다른 팀원들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준비기간을 거쳐 우리는 캄보디아로 봉사를 갔다. 출국 날 모두들 들떠 있었다. “그곳은 얼마나 더울까?”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으면 어떡하지?” 등 많은 생각을 갖고 한국을 떠나 캄보디아 시간으로 11시가 넘어서 도착하였다. 캄보디아의 첫 느낌은 생각했던 것보다 좋았다. 공항도 허술하고 뜨거운 공기가 덮칠줄 알았는데 기온도 우리나라와 비슷하고 공항도 좋았다. 이렇게 모든 것들이 생각과 다른 첫 날이 지났다.

둘째 날은 본격적으로 봉사를 시작하는 날이었다. 숙소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거리의 초등학교로 갔다. 도착해보니 아이들이 교문 앞에 두 줄로 서서 우리를 환영해 주는 것이었다. 그늘도 없는 곳에서 우리를 환영해주기 위해 기다렸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미안하기도 하고 더 열심히 봉사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마냥 귀엽고, 예뻐 보였다.

첫 수업은 오카리나 수업이었다. 아이들이 작은 교실에 옹기종기 앉아 있었고, 환기가 잘되지 않아서 냄새가 났다. 수업을 진행하기 전 아이들에게 소개를 한명씩 하고 수업을 시작 하였다. 첫 오카리나 수업은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알려 주었다. 생각보다 잘 따라주는 아이들이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좁고 선풍기도 없고 형광등도 없는 교실에서 수업을 하면서 땀이 비같이 내리고 너무 더웠다. 하루 일정을 마친 뒤 우리는 첫 수업 내용을 평가하고 앞으로의 교육 봉사활동 계획을 점검하기 위해 모든 봉사단원들과 선생님들이 둘러 앉아 회의를 하였다. 첫날이라 예상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했던 모습들, 생각보다 더운 교실 환경 때문에 우리는 많은 내용을 논의하였다. 다음날은 좀 더 아이들에게 정돈된 모습으로 교육을 하기위해 계획을 짰다.

8월3일, 두 번째 수업시간이 되었다. 어제 회의했던 내용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긴장하며 교육을 진행하였다. 수업 진행자와 분단장의 역할도 신경써야 했고 캄보디아 아이들과 말이 통하지 않으면서도 오카리나를 잘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부담도 되었다. 저녁에 돌아와 조별 평가회의를 하면서 이날 수업에 대한 칭찬을 받아서 모든 것들이 잘 풀려나아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8월4일, 미술수업을 진행하였다. 이날은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알려주며 한국 전통 민화를 알려주었다. 생각보다 캄보디아 아이들의 반응이 좋아서 나도 기분이 좋아져 더 열심히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이날부터 교실의 더위가 익숙해진 것 같았다. 오전수업을 마친 뒤 망고나무를 심었다. 우리가 망고나무를 심자 캄보디아 아이들도 같이 비료도 들어주고 땅도 파주면서 도와주었다. 우리가 그 친구들을 위해 봉사하는 중인데 아이들이 오히려 도와주니까 왠지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였다. 군수님도 망고나무 심기에 함께 해주셔서 모두가 힘을 합쳐 초등학교 운동장과 담장 주변에 망고나무를 심었다. 교육봉사와 망고나무 심기가 모두 끝난 저녁시간에는 군수님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우리 꿈배낭 봉사단원들이 너무 열심히 하는 모습에 감명 받았다고 하시면서 먹고 싶었던 한식도 사주시고 콜라로 건배도 했던 것이 인상에 남는다.

8월5일, 드디어 나와 재림이가 준비한 수업인 아트 풍선 수업을 진행하였다. 우리가 맡은 반 아이들뿐만 아니라 다른 반 아이들까지 와서 풍선을 달라고 해서 다 나누어주고 싶었지만 챙겨간 풍선이 다 떨어지는 바람에 나누어 주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컸다. 아이들이 하교를 하면서 우리가 만들어준 풍선을 들고 우리가 탄 버스 뒤에 따라 오는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아트풍선을 하루 밖에 알려주지 못해 아쉬웠고 아이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잘해줘서 고마운 마음이 들었던 수업이었다.

8월6일 일요일이 되었고 드디어 우리들의 포상휴가 같은 날이 왔다. 바로 문화체험의 날이 온 것이다. 가이드분이 함께 버스에 타고 앙코르와트를 가면서 캄보디아의 문화와 역사, 물가 사정 등과 같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해주셔서 캄보디아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 버스를 타고 가는 중에 엄청 큰 건물이 있어서 놀라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매표소여서 깜짝 놀랐다. 첫 번째 유적지는 ‘앙코르 톰’이었는데 그곳에 있던 신비로운 미소의 돌이 생각이 난다. 두 번째 유적지는 ‘타프롬 사원’으로 안젤리나 졸리가 출연한 유명한 영화인 ‘툼레이더’ 촬영지라고 가이드분이 설명해주셨다. 정말 웅장한 나무에 압도되고 오래된 유적건물도 나무에 의해 무너지고 있었던 장면이 인상 깊었다. 점심을 먹고 우리는 앙코르 와트로 이동을 했다. 앙코르 와트는 정말 웅장하였다. 매일 SNS에서 관광&여행 사진으로 보았던 앙코르 와트를 실제로 보니 매우 신기했다. 단체로 구경을 하다 보니 내가 보고 싶은 구석구석까지 다 보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마지막에 가는 길에 우연히 원숭이를 만나서 사진도 찍고 재미있었다.

8월 7일, 마지막 수업이 있던 날이다. 아이들과 오카리나를 알려주고 액자를 만들어 사진을 넣어주고 한글로 이름도 써주었다. 수업시간에 만나는 것은 이것이 마지막이서 정말 아쉬웠다. 수업이 끝날 때쯤 통역사 선생님이 오늘이 마지막 수업이라고 말할 때 아이들의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아이들을 한명한명 안아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이고 말았다. 하지만 아이들이 “Don't cry”라고 내 눈을 보면서 말해주는데 이런 아이들 앞에서 울어버리면 안될 것 같아서 꾹꾹 참았다. 하지만 아이들이 내가 알려준 한국말로 “소영 이쁘다”라고 얘기하는 것을 들으니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아이들이 직접 만든 공예품을 나에게 선물로 주었는데 나는 아무것도 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아쉽고 미안했다

8월 8일, 멘체이대학교류와 반테이민체이에 있는 마을을 방문하였다. 한국에서 단체로 준비해간 개량한복을 입고 대학교부터 갔다. 대학교에 갔는데 방학기간이어서 생각보다 대학생들이 많지 않아서 아쉬웠다. 하지만 한국에서 준비해 직접 포장까지 한 선물들을 증정하고 우리 봉사단이 열심히 준비해간 K-POP 댄스 공연도 선보였다. 대학생 언니와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캄보디아 대학생활이나 캄보디아 학교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우리는 반테이민체이에 있는 마을을 방문하며 양말, 과자, 김 등 생활용품과 선물들을 전달해주었다. 호화롭고 푸짐한 선물은 아니었지만 그분들이 너무 고마워하시면서 받아주셔서 보람도 있고 나도 함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8월 9일,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활동했던 결과물을 전시하고 발표하는 날이 되었다. 나와 통역사 선생님이 함께 진행을 하였다. 첫 순서는 아이들의 오카리나 공연이었다. 아이들이 오카리나 구멍도 잘 못 막고 도레미 음계도 잘 몰랐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우리가 알려준 ‘곰 세마리’, ‘허수아비’, ‘퐁당퐁당’을 연주하는 것을 보며 감동을 받았다. 그 조그마한 손으로 오카리나를 꼬물닥거리면서 완주를 해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는 화답의 의미로 오카리나로 ‘개똥벌레’ 연주를 들려주었다. 너무 떨려서 박자를 잘 못 맞추고 빨리 연주해버려서 창피하기도 하고 아쉬웠다. 그 다음 순서로 우리들의 K-POP 댄스 공연을 선보였다. 우리가 춤을 추자 캄보디아 아이들도 웃으면서 앞에서 함께 춤을 추고 박수를 쳐주어서 신이 나서 날씨가 뜨거운 것도 잊고 더 열심히 춤을 추었다. 그냥 끝내기는 아쉽고 부족한 느낌이 들어서 강남스타일을 틀어놓고 캄보디아 아이들과 우리 봉사단원이 모두 모여 함께 신나게 춤을 추었다. 처음에는 부끄러워서 나오지 않다가 점차 한 명씩 한 명씩 마음을 열고 다가와 함께 하였다. 신나게 춤을 추고 학교 전교생들을 위해 준비한 빵과 물을 나누어주었다. 그렇게 많은 빵과 물은 태어나서 처음 보아서 ‘이걸 다 언제주지’라고 생각했는데 나눠 줄 때마다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이야기해주는 아이들을 보면서 행복한 마음으로 하다 보니 금세 학교 친구들에게 모두 나누어 주었다.

활동했던 장소를 정리하고 가려고 하는데 진짜 마지막 작별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정든 아이들과 헤어진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고 ‘내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준 건 별로 없지만 오히려 아이들이 나에게 알려주고 깨닫게 해준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고마웠다. 캄보디아 전통시장에도 들려서 기념품도 사고 신기한 물건들도 구경했다. 말도 잘 안 통하고 모르지만 상인들과 이야기하고 흥정도 하면서 쏠쏠한 재미가 있었다. 시장에서 돌아와 정리를 하니 벌써 다음날이 마지막이었다. 왜 이렇게 이별은 빨리 오는지 시간이 야속하기만 하다.

8월 10일, 다일 공동체에서 ‘밥퍼’봉사를 하는 날이다. 처음 봉사하러 도착했을 때에는 졸려서 비몽사몽 했지만 음식을 다루고 손질하는 과정에서 내가 손질한 재료들로 캄보디아 사람들이 식사를 한다는 생각에 잠이 확 깼다. 봉사를 하면서 학교에서 이런 봉사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요리사가 꿈인 나에게는 안성맞춤인 봉사라고 생각했다. 봉사가 끝나고 먹는 밥은 꿀맛이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매일 먹는 밥에 대한 감사함이 새롭게 느껴졌다. 다일공동체 선생님들과 감사 인사를 나누고 톤레삽 호수를 구경하고 수상마을을 보았다. 배를 타고 가면서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우리나라에 돌아가서도 톤레삽 호수의 아름다웠던 풍경은 계속 기억이 날 것 같다.

짐정리를 하고 공항에서 작별의 시간을 가졌다. 캄보디아에서 봉사하는 동안 우리 숙박과 식사를 도와주었던 남주 언니와 언제나 열정적으로 통역을 해주었던 석호 오빠 모두와 정이 들어서 헤어지기 아쉽고 슬펐다.

양평에 도착해 군청에서 군수님과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선생님들을 만나니 ‘정말 왔구나’ ‘정말 끝이구나’는 생각이 들어 홀가분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보람차기도 한 여러 마음이 들었다. 이번 캄보디아 봉사활동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알차고 고마운 시간이었다. 또한 아무 탈 없이 봉사활동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나중에 이런 봉사활동 기회가 생긴다면 다시 한 번 도전하여 또 참가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함께 땀과 눈물 흘려주었던 우리 꿈배낭 봉사단 단원들에게 감사의 인사와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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