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북한강 주말음악축제

습기를 머금은 촉촉한 잔디, 구름 사이로 비치는 희미한 달빛, 쌀쌀하지만 부드러운 바람이 부는 서종 강변에 아름다운 재즈 선율을 타고 가을이 내려앉았다.

지난 26일 문화모임 ‘서종사람들’(회장 정연심)은 서종체육공원 야외무대에서 ‘한여름 밤의 재즈-산, 강, 달 그리고 사랑에 관하여’를 주제로 제16회 북한강 주말음악축제를 개최했다. 300여 명의 관객이 모인 가운데 열린 이날 공연에는 자연을 노래하는 산악인 가수 신현대가 아련한 가사들을 맑고 힘 있는 목소리로 노래했고 나나밴드가 감미로운 재즈 레퍼토리로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나나밴드 재즈보컬리스트 나혜영이 'Calling you'를 부르고 있다.

주민들은 음악회가 시작되기 한 시간 전부터 풀벌레 소리 퍼지는 무대 앞 잔디에 자리를 잡았다. 간단한 음식과 음료를 나누면서 이웃과 함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아름다운 선율을 만끽했다.

산악인 가수 신현대가 '자유롭게'를 부르고 있다.

이날 공연은 '전국 최장수 동네음악제'답게 주민들이 16년째 음악회를 가꾸고 키워 온 문화의 힘이 느껴졌다. 오래 동안 손발을 맞춰 본 듯 호흡이 척척 맞는 학생 자원봉사자들과 그런 학생들의 주차 지도에 따라주는 어른들, 연주에 집중하고 아낌없는 환호와 앙코르를 외치는 관객들, 그리고 술을 즐기면서도 결코 소란스럽지 않은 관객의 매너 등에서 진정으로 음악을 즐기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나나밴드의 보컬 나혜영씨는 “아름다운 북한강변에서 관객들의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에 일생에 남을 멋진 공연을 하게 돼 진심으로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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