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반장’은 학급(반)을 대표하는 학생을 말하는데, 기업이나 행정기관은 물론 종교기관에서도 사용하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큰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작게 쪼갠 반(班)을 관리하는 지위의 사람을 의미한다. 조직을 나누고 반장을 두는 이유는 적은 인원에서 의사소통이 더 원활하고 관리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오래전부터 많은 학생들을 효과적으로 지도·관리하기 위해 소규모 인원의 반을 편성하고 반마다 반장을 두었다. 전에는 학급 담임이 일방적으로 반장을 임명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지금은 학생자치 차원에서 대부분 직접선거로 선출한다. 이런 변화처럼 반장이 학급 학생들을 대표하는 지위라면, ‘학급(자치)회장’이라는 말이 더 적합하다. 학교장이 임명장을 주는 방식에서 학급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선증을 주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는 학교의 풍경도 같은 맥락이다.

반장과 학급(자치)회장이란 말은 학생을 ‘지도하고 통제하는 대상’으로 보는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자치의 주체’로 보는가라는 큰 차이가 있다. 반장은 조직의 관리나 운영의 효율성 차원에서 태어났기에 교사의 지도를 보좌하는 역할에 머물 수밖에 없다. 즉, 학교나 담임교사의 의견을 전달하고 심부름하는 역할에 그치고 만다. 교사를 대신하는 ‘작은 담임’으로서의 ‘반장’이 아닌, 학생들을 대표해 의사를 전달하고 권리를 보호하는 학급 대통령(class president)으로서의 ‘학급자치회장’이 교육적으로도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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