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머지 글, 안토니 루이스 그림, 김숙 옮김. 북뱅크(2000)

시간이 지나도, 아니 시간이 지날수록 유난히 마음에 남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가 그런 책입니다. 첫 장을 펼치면 젊은 엄마가 곤히 잠든 아이를 사랑스런 눈빛으로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노래를 부릅니다.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너를 사랑해 어떤 일이 닥쳐도/내가 살아 있는 한 너는 늘 나의 귀여운 아기.” 하지만 아기가 늘 귀엽지만은 않습니다. 변기 물을 들쑤셔 놓고, 온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듭니다. 십대가 되어서는 머리를 물들이고 기타를 치며 질풍노도의 시간을 보냅니다. 엄마는 “이 아이 때문에 내가 미쳐버릴 것만 같아!” 소리치고 한숨을 내쉬기 일쑤죠. 그래도 아이가 곤히 잠든 밤이면 아이 곁에 살며시 다가가 안아주며 노래를 불러줍니다.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아들은 어느새 자라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하고 아이 아빠가 되었습니다. 젊었던 엄마는 늙고 기운이 없어 자신이 늘 불러주었던 사랑 노래도 끝까지 부르지 못합니다. 하지만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이젠 그 아들이 늙어버린 엄마를 안아주며 대신 노래를 불러주거든요. “사랑해요 어머니 언제까지나/사랑해요 어머니 어떤 일이 닥쳐도/내가 살아 있는 한 당신은 늘 나의 어머니.” 누군가의 자식이자 누군가의 부모인,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그림책입니다.

용문산동네서점 ‘산책하는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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