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 등 동부지역 주민들 비대위 구성
서창섭 비대위 대표 “주민바람 이룰 것”

본지가 8월10일 1면에 단독 보도한 ‘KTX올림픽선 양평역 정차’ 기사가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던졌다. 특히 그간 용문역에 정차한다고 알고 있던 대부분의 용문면 주민을 비롯한 동부지역 주민들의 충격은 컸다. 이들은 지난 14일 토론회를 열어 사태의 실상을 파악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용문면주민자치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는 용문면 이장협의회가 주축이 돼 마련된 것으로 용문지역 및 동부권 기관단체장 60여명이 참석했다. 사회자의 현황 보고에 이어 자리에 참석한 이종식‧이종화‧송요찬 등 동부지역 군의원의 보고가 이어졌다. 정병국 의원도 조금 늦게 회의에 참석했지만 김선교 군수를 비롯한 양평군청 관계자들은 자리하지 않았고, 김선대 용문면장만 참석했다.

군의원들과 정 의원은 “우리도 KTX올림픽선이 용문역에 정차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갑자기 양평역 정차 기사가 나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의원들의 발언에 이어 주민들의 질문과 발언이 이어졌다.

이아무 주민은 “의원들 모두가 핑계대기에 바쁘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뭘 하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안아무 주민은 구체적인 상황을 들며 용문역 정차를 주장했다. 그는 “코레일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양평역과 용문역의 이용자 수는 100:85 수준으로 크게 차이가 없다”며 “주차장의 경우 양평역은 110면에 불과하지만 용문역은 195면이 넘고 추가로 늘릴 수 있는 여건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양평역과 용문역 모두 정차가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아무 씨는 “독일 고속철도의 경우 짧은 구간내에 모두 정차한다”며 “이를 비춰보면 양평역과 용문역 모두 정차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들은 전 용문면장·용문역장의 용문역 정차와 관련된 발언을 소개하며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주장했다.

정인영 전 도의원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큰 공이 있는 정병국 의원이 이 중차대한 사실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하니 뭐라 표현하기 어렵다”며 “분명 초창기 KTX올림픽선은 수서-용문 신설안이 검토된 바가 있었다. 그간 어디에서도 양평역 정차가 거론된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고를 못 받았다고 밝힌 김선교 군수와 정 의원은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정병국 의원은 “경위를 제대로 알아야 대책수립이나 이후 대응을 정할 수 있다”며 “오해나 억측을 자제하고, 향후 주민들의 의견이 모아지면 그 내용을 관철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대위 수석대표를 맡은 서창석 용문면이장협의회장

회의는 주민들의 성토성 발언과 주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상대책위 구성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주민들은 회의를 제안했던 서창석 용문이장협의회장을 비상대책위 수석대표로 추대하고 용문면 기관단체장들을 공동대표로 결정했다.

서 이장은 “용문의 리더들인 이장의 대표라 큰 직책을 주신 것 같다”며 “주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최선의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비대위의 활동은 KTX올림픽선의 용문역 정차로 모아질 예정이지만 난관이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나는 정차역 변경 요구가 자칫 동부와 서부 주민간 지역갈등으로 번질 우려다. 본지 홈페이지 기사의 댓글만 봐도 이런 분위기는 감지된다. 두 번째는 용문역 정차의 당위성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국토부와 코레일 등에 정차역 변경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납득할만한 이유가 필요하다. 회의에 참가한 한 주민은 “기존 용문역 정차가 검토된 적이 있었고, 지역 균형발전 등의 명분은 있지만 국토부가 납득할만한 이유를 찾아야 유리한 싸움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본지 홈페이지 대문에 올려진 이 기사는 16일 현재 약 8700건의 조회수와 45개의 댓글이 달렸고, 신문사로 걸려온 문의 전화도 수십통이 넘을 만큼 큰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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