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준호 선생 손자 변도상씨 특집인터뷰

일제로부터 해방된 이후에도 나라의 독립을 위해 온 몸을 바쳐 싸웠던 독립투사의 자손들의 삶은 순탄하지 못했다. 6‧25한국전쟁 당시 부역자로 몰려 죽임을 당했고, 조금이라도 이승만 정권에 반대하면 빨갱이로 몰렸다.

양평군의 독립유공자들 역시 한 많은 삶을 살았고, 지금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변준호 독립투사의 손자이자 광복회 양평‧이천연합지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변도상(71‧양평읍)씨를 지난 11일 광복회 사무실에서 만나 독립유공자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었다.

▲독립유공자들이 어렵게 살고 있는 이유는… 일제치하 당시 독립운동을 주도했던 분들 대부분이 지식인이었고, 그렇다보니 봉건사회를 비판한 사회주의사상을 수용했다. 해방 후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은 이런 독립투사들을 배척하고 오히려 친일파를 등용했다. 당시 대상이었던 우리 집안도 할아버지의 독립운동으로 인해 집안이 풍비박산 나버렸다. 전두환 정권 때까지 연좌제에 묶여 많은 제재를 당했다.

▲지난해 광복회 양평‧이천연합지회가 만들어졌는데… 광복회 지회를 만들려면 그 지역에 30명 이상의 독립유공자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행법상 광복회 회원이 되려면 서훈을 받은 독립투사의 직계자손(손자까지 해당) 중 장자여야만 한다. 현재 양평의 광복회 회원은 26명이어서 인근 이천과 연합해서 겨우 지회를 구성했다. 다행히 양평군에서 사무실 등을 지원해줘 활동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양평의 독립투사‧유공자는 어떤 상황인가… 양평 출신으로 서훈받은 독립투사는 모두 37분이고, 자료가 없어 받지 못한 분들이 53분 정도 계신다. 현재 양평에 거주하는 후손들은 6~7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회원들은 타 지역에서 이주해 온 분들이다. 양평에서는 몽양 여운형 선생이나 민족대표 33인이셨던 박동완 목사님 정도만 알려졌다. 그나마 할아버지는 연구논문이라도 있지만 대부분의 독립투사들은 자료도 없는 실정이다. 6‧25한국전쟁 당시 부역자로 몰려 많은 수의 독립투사 가족들이 죽었고, 이후로도 빨갱이로 몰려 지탄받았다. 연좌제로 많은 제재를 당하면서 어려운 삶을 살았다. 박정희 정권 때부터 20년 넘게 애국지사(해방 후까지 생존했던 독립투사) 후손에 대한 연금지급도 되지 않았다.

현행법에는 손자까지만 연금이 나오고, 광복회 회원 자격도 그러한데, 이는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과제다.

▲앞으로 광복회의 활동 방향은… 광복회 중앙회로부터 나오는 예산이 없다보니 보훈처 산하 3‧1운동기념사업회를 조직해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현재 양평군내 뜻있는 분들이 힘을 모아 추진 중이다. 양평의 독립투사와 독립운동에 대한 연구와 대주민 홍보 및 교육활동을 해나갈 예정이다.

1997년 김영삼 전 대통령 당시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은 변준호 할아버지의 훈장증을 바라보는 변도상씨의 표정에 애환이 가득하다.
저작권자 © 양평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