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일은 근로자의 날인가? 노동절인가? 입장에 따라 부르는 명칭이 다르다. 보통 기업에서는 ‘근로자’를, 노동조합에서는 ‘노동자’란 단어를 주로 사용한다. 두 단어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근로자는 부지런할 근(勤), 일할 노(勞)를 쓴다.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이다. 근로기준법에서는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로 정의하고 있다. 쉽게 말해 정신노동이든 육체노동이든 일한 대가로 임금을 받고 생활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일할 노(勞), 움직일 동(動)을 쓰는 노동자(勞動者) 역시 ‘노동력을 제공하고 임금으로 생활하는 자’를 의미한다. 결국 근로자나 노동자나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속뜻을 들여다보면 두 단어는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고용되어 열심히 일해야 하는 수동적 의미가 강하다면, 노동자는 스스로 일하고 움직이는 주체로서의 존재 가치를 더 갖는다. 노동절(May Day)이 1886년 5월1일 미국 노동자들의 투쟁에서 유래한다는 점에서도 기업이나 사용자는 노동자보다 근로자란 단어를 선호하는 것 같다.

말(단어)은 그 사회의 권력을 반영한다. 누가 힘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쓰는 말이 달라지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근로자나 노동자나 아무 말이나 쓰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노동의 주체와 가치를 존중하고 당당한 권리로 인정한다면 그에 걸맞은 말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 헌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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