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경력 일식 셰프의 장어전문점

한 그릇에 장어한마리가 고스란히

장마는 물러갔지만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복더위가 한창이다. 우리나라의 복날처럼 일본도 더운 여름을 나기 위해 건강식을 먹는 날이 있다. ‘도요노우시노히(土用の丑の日)’로 흔히 ‘장어 먹는 날’이라고 불린다. 올해는 7월25일과 8월6일이다.

일본에서 장어가 여름철 건강식으로 대접받기 시작한 건 에도시대(1700년대)부터다. ‘소의 날’에 해당하는 축(丑)일에 ‘우’자가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더위를 타지 않는다’는 속설을 이용해 한 장어집이 이날을 ‘장어 먹는 날’이라고 식당 앞에 써 붙이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한데서 유래했다.

장어에는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하고 고단백 식품으로 원기 회복에 탁월하다.

서종면 무내미길에 위치한 ‘노다지장어’는 제대로 된 일본 장어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 다. 김태순 사장은 40년 경력의 일식 셰프로 서울 대치동에서 정통 일식음식점을 운영했다. 양평으로 이사를 오면서 정통 일식은 복잡하고 힘이 많이 들어 아들과 함께 지난 3월 장어전문점을 오픈했다.

이곳의 주 메뉴는 ‘히츠마부시’라 불리는 나고야식 장어덮밥이다. ‘히츠’는 동그란 나무그릇, ‘마부’는 섞는다는 뜻이다. 한 입 크기로 썬 장어구이를 소스 뿌린 밥 위에 파, 김, 고추냉이, 깻잎채를 얹어 섞어 먹는 음식이다.

장어만 먹다가 재료를 섞어 먹고 마지막엔 다시마물을 부어 먹는 것이 나고야식 장어덮밥 히츠마부시다.

장어는 전남 영광과 전북 고창에서 최상급 장어를 공수해온다. 김 사장은 신선한 장어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구울 때 280~300℃로 숯불의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보다 낮으면 장어가 푸석해지고, 높으면 타버려 온도를 수시로 체크하며 굽는다. 부드럽고 촉촉한 도쿄 식과는 달리 많이 구워 기름이 쫙 빠지고,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게 특징이다. 잘 구워진 장어에 뿌려지는 소스는 장어 머리와 뼈, 야채 등을 불에 구운 뒤 푹 고아내고 다시 간장을 넣고 끊여 특제 양념장을 만든다. 설탕 대신 홍시를 넣어 은은한 단맛으로 밥과 잘 어우러지게 하는 것이 그의 비법이다.

장어만큼이나 중요한 게 밥이다. 김 사장은 일본 농림수산성의 슈퍼라이스 계획에 따라 수십 년간 ‘고시히카리’종을 친환경적인 유기농법으로 성장시켜 육성 개량한 품종인 ‘밀키퀸’만을 쓰고 있다. 찰기가 있으면서도 부드러워 덮밥으로 제격이다.

김 사장은 “40년 노하우를 아들에게 전수해 대를 잇는 장어명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영업시간: 오전 (첫째, 셋째 월요일 휴무)

■위치: 서종면 무내미길 49-4

■가격: 히츠마부시 2만7000원, 우나동 1만5000원, 장어2마리(1㎏) 5만8000원, 장어1마리(330g 내외) 2만4000원, 장어계란말이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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