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 엘렌버그 지음, 김명남 옮김. 열린책들(2016)

제2차 세계대전, 수학자 아브라함 발드는 미국 통계학자들의 역량을 결집시켜 전쟁을 지원하는 기밀 프로그램 그룹에 참여했습니다. 적기를 조준 범위에 묶어둘 최선의 전투기 궤적 공식, 전투기들이 탄약을 어떻게 섞어서 쓰면 좋은지 등을 연구하는 조직입니다. 어느 날 군 관계자들이 교전을 마치고 돌아온 미군기들이 어떤 부위에 총알구멍이 많이 나있는지를 데이터로 만들어가지고 그룹을 찾아왔습니다. 이를 제대로 활용하여 특정 부위에 철갑을 집중적으로 둘러 전투기를 더 잘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발드는 모두의 예상과는 반대로, 총알구멍이 제일 적게 나온 엔진에 철갑을 둘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엔진에 총알을 많이 맞은 비행기는 교전을 마치고 무사히 돌아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어떤 일이나 뉴스를 대할 때 ‘모종의 이론’을 품은 채 대한다고 합니다. 그 이론은 실상 우리의 추론일 뿐입니다. 잘못된 추론을 이용하여 판단을 내린다면 당연히 잘못된 결정을 하게 되겠죠. 이 책 <틀리지 않는 법-수학적 사고의 힘>은 이처럼 합리적인 직관과 불확실성을 길들여 더욱 논리적인 추론이 가능하도록 우리를 안내해줍니다. 그것도 ‘수포자’인 필자처럼 ‘이번 생의 내겐 수학은 틀렸어’라는 자괴감만 극복할 수 있다면, 재미있게 말입니다.

용문산동네서점 ‘산책하는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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