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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과 녹조(綠藻)권 오병 경실련 회원(고려대 겸임교수, 이학박사)

 

비가 온다. 5월 초부터 7월 초까지 사상 유례가 없는 가뭄과 폭염이 한반도를 달구더니, 지난 2주째 국지성 호우를 포함해 전국에 단비가 내렸다. 60여 일간의 가뭄과 폭염에 사상 초유의 한강과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에 덮친 녹조에 온 국민은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한반도를 뒤덮은 북태평양 고기압은 적도의 더운 공기덩어리를 몰고 와서 일본열도와 한반도를 포함한 북태평양 상공에서 꼼짝 않고 60여 일을 버티었다. 지구 온난화 현상 때문이다. 주기적으로 반복된 엘리뇨와 라니냐 파동은 전 지구적 기상이변을 가져왔고 이는 한반도의 가뭄과 폭염을 초래하였다.

 

녹조는 녹조현상(water bloom)을 일컫는 용어이다. 녹조현상은 주로 여름철에 호수나 하천에서 식물플랑크톤(phytoplankton)의 일종인 남조류(藍藻類)가 번성하여 수체의 표면을 초록색으로 뒤덮으며 물비린내가 나는 현상을 말한다. 민물에 사는 조류(藻類, algae)는 수중에서 부유생활을 하며, 엽록소를 가진 단세포 식물로서 겨울철에 물색을 커피색으로 물들이는 규조류(diatoms)와 여름철 녹조의 원인인 남조류(blue green algae)가 대표적이며 인편모조류, 쌍편모조류 등이 있다.

 

녹조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다음의 4가지 인자가 있다.

1.부영양화 : 인구증가와 산업발전 등으로 인한 하폐수의 유입, 비료와 농약의 과다 사용, 가축의 대량사육 방식에 의한 축산폐수의 유입 등이 장기간 계속되어 부영양화의 핵심 물질인 질소(N)와 인(P)의 농도가 높아지는 현상이다.

2.햇빛 : 조류는 물속에서 광합성을 하는 생태계의 1차 생산자이다. 수면조도가 3-5%의 보상점 이내인 수표면에서 서식가능하며 일조량이 긴 여름철에 증식속도가 빠르다. 가뭄이 7일 이상 계속되면 극성을 하게 된다.

3.수온 : 여름철 폭염으로 수온이 20도 이상 지속되면 극성기를 초래하여, 세포분열의 최적온도인 26도를 넘어서면 2시간 마다 2배 증식속도를 보이며 가히 하루 동안에만 7회의 세포분열을 하여 2의 7승(144)배의 무서운 Bloom현상을 보일 수도 있다.

4.유속 : “고인 물은 썩는다.” 는 말이 있듯이, 저수지나 댐에서는 여름철 녹조현상이 많이 생기더러도 일정한 유속이 있는 하천이나 계류에서는 좀처럼 녹조가 발생하지 않는다. 일시적으로 Bloom현상이 발생하더라도 녹조가 물 흐름에 의해 흘러가기 때문이다. 흐르는 강물을 보나 댐으로 막아 유속을 느리게 했을 때 녹조현상은 피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온다. 낙동강 수계의 경우 4대강 공사이전 평균유속 40cm/sec이던 것이 금년에 2cm/sec로 느려졌다고 한다.

 

지난 9년 동안 4대강 공사강행의 비리는 권력에 의해 은폐되었다. 소수의 언론과 환경단체의 고발은 대다수 권력의 눈치를 보는 언론의 침묵으로 쉬쉬해 왔다. 이제 각성한 촛불시민에 의한 새 정권은 4대강 공사에 의한 비리와 파괴된 생태계의 실상은 재조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후손들이 살아가야 할 자연을 정치권력의 이해관계에 따라 훼손하는 행위는 영원히 용서받을 수 없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독재권력 시대에 자연은 크게 훼손되었다. 히틀러 독재시절인 1930년부터 1945년까지 15년 동안, 독일의 젖줄인 라인강은 군수공장과 군사시설의 난립으로 수많은 강변이 제방으로 직강화되고 강변 모래톱과 수변공간이 훼손되었다. 라인강을 다시 1930년대 이전의 수질로 복원시키는 데는 훼손기간의 2배인 30년이 걸렸고, 복원비용은 훼손비용의 5배가 들어간 예가 좋은 사례이다. 4대강 직접공사비 22조에 수공부담금과 지난 5년 동안 사후 투입된 추가 비용까지 합치면 이미 투입된 예산만 아마 30조를 훌쩍 넘을 것이다. 이를 2008년 이전 상태로 복원 시키려면 얼마만한 시간과 복원비용이 들어갈지는 아직 마무도 모른다. 자연에 대한 무차별적 난개발은 이처럼 후세대들에게 엄청난 비용부담과 고통을 주게된다. 그러므로 권력에 의한 자연파괴는 반드시 단죄 받아야 마땅하다.

 

이제 지구온난화 현상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인지도 모른다. 기상이변은 도처에서 과학자들의 예측을 앞서가고 있다. 인간에 의해 초래된 현상이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매년 한반도 넓이만큼씩 확장되는 사막화 현상, 미국 옥수수 곡창지대의 가뭄으로 인한 곡물가격의 폭등, 인도와 아프리카대륙의 대가뭄 등 눈만 뜨면 전 세계의 기상이변 보도가 눈을 어지럽힌다. 자연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자연은 속일 수 없다. 오늘 내리는 이 비가 당장의 녹조문제는 일시적으로 해결해 주겠지만, 비가 그친 다음 추석까지 계속될지도 모르는 폭염과 가뭄은 또 어찌할 것인가. 자연에 대한 무차별적인 착취에 기초한 서구의 인간위주의 자연관은 인류문명의 종말이라는 자연의 되돌림을 받을지도 모른다. 자연을 병들게 하면 자연의 일부인 인간도 함께 병든다. 바이러스가 숙주의 몸속에 들어가 이기적 무한증식을 계속하다가 결국 숙주가 사망하면 바이러스도 같이 사망한다. 이것이 자연의 평범한 이치인 것을...

 

2017. 7. 18. 권 오병(고려대 겸임교수,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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