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니 텃밭에 채소들이 쑥쑥 자라납니다. 물론 잡초도 같이 자라 몸을 써야 해서 힘들지만, 마당 텃밭에서 바로 따먹는 고추, 상추, 깻잎, 오이, 호박, 가지는 정말 맛있습니다. 텃밭 작물 욕심에 다 먹지도 못할 만큼 많이 심어, 결국은 따먹지 못해 썩어버리거나 꽃대가 올라와 먹지 못하게 되는 것을 보면 아직 초보 텃밭 농사꾼에서 벗어나지 못한 거 같습니다. 여름부터 가을까진 이렇게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데 겨울에는 농사를 짓지 못하니 아쉽습니다. 그래도 그 아쉬움을 달래줄 비책이 있으니, 그 중 하나로 장아찌를 꼽을 수 있겠지요.
“주렁주렁 매달고 숭숭 썰어 말려 두고/ 소금물에 삭히고 식초 물에 절여 두고/ 된장 단지 고추장 단지에 꼭꼭 박아 두고/ 팔팔 끓인 간장 물에 차곡차곡 쟁여 두지.” 이렇게 우리 선조들이 겨울에도 채소를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간결한 이야기와 함께 각종 장아찌 담그는 법까지 한 꼭지로 다룬 책, <바람의 맛> 그림책에는 간장과 된장, 감자떡, 곶감, 도토리묵, 홍어, 김장김치 담그는 법까지 담겨 있습니다. 실제로 따라해 볼 수 있을 거 같고, 식재료 활용 팁도 재미있으며, 감자떡은 정말 놀라운 음식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사계절 풍성한 밥상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정말 맛있는 그림책입니다.
용문산동네서점 '산책하는 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