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숙 산모도우미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산모도우미)는 출산가정을 직접 방문해 산모와 신생아를 돌보는 일을 한다. 보건복지부 바우처(복지서비스 비용을 보증해주는 쿠폰)가 시행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교육받은 전문관리사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 산모도우미 이현숙씨를 만나 현장의 이야기를 들었다.

▲산모도우미가 된 계기는… 성악을 전공해 서울시뮤지컬단에서 일하다 1988년 그만두보고 뉴질랜드에서 5년간 거주했다. 양평에 이주해 용돈 벌 수 있는 일을 찾고 있었는데 2년 전 보건소에서 우연히 산모도우미 안내장을 보게 됐다. 사회서비스제공기관에서 산모․신생아 방문서비스 교육을 60시간(이론 24시간, 실기 36시간) 받았다. 환갑이 넘어 안 써줄 줄 알았는데 기관에서 건강상태를 보고 합격시켜준 거 같다. 양평지역에서만 일한다.

▲서비스 대상은…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 합산액이 기준중위소득 80%이하 출산가정이다. 출산예정 40일전~출산 후 30일 내에 보건소나 복지로(www.bokjiro.go.kr)에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산후도우미 바우처를 지급한다. 올해부터 하루 8시간 5~25일 이용 가능하다.

▲어떤 일을 하나… 산모건강관리(유방관리, 체조지원 등), 신생아 건강관리(목욕, 수유지원 등), 산모 식사준비, 산모․신생아 세탁물 관리 및 청소 등을 한다. 가족 돌봄이나 일반 가사활동은 표준서비스에 포함되지 않는 부가서비스로 원하는 경우 별도로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수입은 얼마나 되나… 출산가정에서 출산순위, 소득수준 등과 이용자 선택(단축․표준․연장)에 따라 차등 지원되는 정부지원금을 뺀 나머지를 지급한다. 기관에서 수수료를 뺀 나머지를 산후도우미에게 매일 지급하는데 한 달 일하면 130만원 정도 번다.

▲어려운 점은… 사람들의 의식이 문제다. 신생아와 산모를 돌보는 테크닉을 갖춘 전문인으로 봐야하는데 가사도우미로 본다. 산모도우미 스스로 자기 자리를 찾아야하는데 상처 받고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산모들과 세대차, 육아정보 차이로 소통이 안 되면 기본 업무만 하게 된다. 마음이 통해야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어진다. 양평은 대중교통이 열악하고 정서적으로 거친 분들이 많다고 알려져 오지 않으려는 산모도우미가 많아 안타깝다.

▲산모도우미의 매력은… 수요자와의 인간적인 갈등이 제일 힘든데 서비스기간이 2주 정도로 짧은 것이 장점이다. 개인사정에 따라 일을 쉴 수 있는 점도 좋다. 자식들이 멀리 살아 손주 볼 기회가 별로 없는데 신생아 안아줄 때 기분이 아주 좋다. 요즘은 동생이 태어난 후 퇴행현상을 심각하게 겪는 아이들이 많은데 엄마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때 보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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