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수제팥이 선사하는 ‘부드러운 시원함’

여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디저트는 ‘빙수’다. 차가운 얼음에 맛난 토핑을 얹어 한 입 먹으면 뜨거운 여름 더위가 한순간에 사라진다. 빙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팥빙수, 과일빙수뿐만 아니라 2004년산 돔 페리뇽 셔벗에 식용장미와 금가루를 얹은 8만원 짜리 빙수까지 등장했다. 트렌디한 빙수 홍수 속에서 기본에 충실한 정갈한 맛으로 승부하는 카페를 소개한다.

용문산관광지 가는 길에 위치한 ‘카페 로쏘블루’의 빙수는 토핑이 화려하게 올라가는 요즘 빙수와는 달리 얼음과 팥이 주인공이다. 얼음은 물이 아닌 연유와 꿀을 넣은 우유를 얼려 갈아내는데 입자가 눈꽃송이처럼 곱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우유얼음에 국내산 수제 팥과 콩가루, 아몬드, 블루베리, 찹쌀떡을 곁들인 눈꽃팥빙수

팥은 국내산 팥을 매일 삶는다. 팥 알갱이가 살아있으며 당도가 지나치지 않다. 얼음 위에 뿌려진 고소한 콩가루, 아몬드, 블랙베리 토핑은 도드라지지 않고 팥과 잘 어울려 빙수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입맛에 따라 팥의 양은 조절할 수 있다. 팥을 즐기지 않는 사람을 위해 망고빙수도 준비했다. 팥 대신 망고가 가득 올라 새콤한 맛을 즐기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모과나무 향기가 가득한 잔디정원에서 편안하게 빙수와 음료를 즐길 수 있다.

rosso는 이태리어로 붉음․열정을, blu는 파랑‧냉정을 뜻한다. 빙수가 blu였다면 지현동 사장(39)이 내려주는 핸드드립 커피는 rosso라고 할 수 있다. 던힐 담배회사의 직원이었던 그는 커피를 무척 좋아해 퇴사 후 장인의 고향인 용문으로 내려와 카페를 시작했다. 커피를 배운 곳에서 매주 신선한 원두를 가져온다. 핸드드립 커피 주문시 원하는 맛을 얘기하면 친절히 메뉴를 추천해준다. 산미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꽃향이 나며 쓰지 않고 가벼운 에티오피아 원두를 권한다. 커피의 왕이라 불리는 케냐는 신맛, 단맛, 쓴맛의 밸런스가 가장 잘 갖춰진 묵직한 다크초콜릿 맛의 원두로 입문자에게 추천한다. 구운 아몬드향이 나는 과테말라는 신 복숭아 맛이 나며 고급자용 원두다. 구수한 맛을 즐기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브라질과 풋풋한 과일향이 나는 인도네시아는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지현동 사장

지 사장은 3년 전 카페를 시작하면서 처음 서울을 벗어났다. 양평에 내려와 살면서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고 있다. 메뉴를 개발할 때도 동네 어르신들에게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정한다고 한다. 타고난 눈썰미와 센스로 한 번 맛본 음식은 뚝딱 만들어내는 재주를 가진 그가 요즘 배우는 것은 제빵이다. 그는 “바람이 선선해지는 가을엔 고소한 크루아상과 달콤한 단팥빵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주민들이 정성을 많이 들인 정원에 자주 놀러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영업시간 : 오전 10시~오후 10시(첫째, 셋째 월요일 휴무)

■ 위치 : 용문면 용문산로 235

■ 가격 : 빙수(1만원), 핸드드립커피(6000원), 아메리카노(4000원), 카페라떼(4500원), 젤라또(3500원), 아이스크림와플(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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