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선 퇴임 앞둔 정치적 행보 분석도

12개 읍면 ‘토크콘서트’… 왜 이 시점에?
사전예고 없이 시작… 목적·취지 불분명
‘생활민원’ 추경예산안 편성 부적합 지적

 

김선교 양평군수가 지난 21일부터 시작한 12개 읍면 순회 ‘토크콘서트’를 두고 부정적인 평가와 함께 곱지 않은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시기에 맞지 않게 급작스럽게 일정이 잡힌 데다 행사의 목적과 취지가 불분명해서다. 생활민원사항을 추경예산안에 편성하겠다는 것도 엄격한 추경의 편성 취지에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은 지난 21일 보도자료를 내 김선교 군수가 21일 강상면을 시작으로 다음달 4일까지 토크콘서트 일정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참여자들이 미리 작성한 사연(고민, 발전방향, 자랑거리 등)을 사회자가 하나씩 소개해 소통하고 공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도 했다.

그러나 주민들과 군의원들 사이에서 이번 토크콘서트가 생뚱맞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과거 연초 시행한 읍면 연두방문 성격도 아니고, 새해 본예산에 반영할 주민참여예산제와 연계한 하반기 주민제안 접수 방식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토크콘서트가 시작된 당일에 보도자료를 내는 등 행사 일정을 앞두고 충분한 사전예고도 없었다. 한편에선 김 군수가 내년 3선 퇴임을 앞두고 2020년 총선 출마에 대비한 정치적 행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군의원은 “김 군수의 이번 토크콘서트가 시기적으로 맞지 않을뿐더러 어떤 의도인지 잘 파악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생활민원을 추경예산에 편성하겠다는데, 이것이 설령 추경 요건에 맞지 않는다고 해도 군의원으로선 주민들의 민원을 무시할 수 없어 무작정 제동을 걸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지난해 토크콘서트에서 해당지역 군의원이나 도의원이 참석해 인사말을 한 것과 달리 올해는 군의원들의 행사 참여가 저조했다.

지난 26일 청운면 다목적복지관에서 열린 ‘군민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에서 김선교 군수가 5대 중점 시책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토크콘서트를 대하는 김 군수의 인식과 그의 발언도 문제로 지적된다. 군수가 토크콘서트의 주인공이다보니 배석한 면장들은 민원 하나 챙기지 못하는 ‘무능한 공무원’으로 전락하는 모습도 목격된다. 한 면장은 군수에게 “동네 좀 돌아다녀(민원을 챙기라)”라는 핀잔을 들었다. 군수가 마을의 현안과 민원을 직접 챙기고 해결하는 모습이 일견 적극적 현장행정으로 비칠 수 있지만, 군수의 이 같은 행보는 면장의 역할 무용론으로 이어지고, 이에 따른 면정의 실패는 곧 군정의 실패로 귀결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김 군수가 이번 토크콘서트 일정을 소화한 뒤 양평과 함께 국회의원 선거구인 여주시 주민들에게 자신의 치적용으로 홍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한 주민은 “이번 토크콘서트는 군수가 대중에 영합해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려는 의미 말고 다른 이유를 못찾겠다”고 했다. 또 “행사장에서 나오는 주민들의 건의는 일장적인 면정에 정책적으로 반영해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는데도 굳이 이런 자리를 마련한 정치적 배경에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대개의 토크콘서트는 현안과 주제를 가지고 참석자들과 격의 없는 토론으로 합의점을 이끌어낸다. 이와 달리 김 군수의 이번 일정은 명칭만 바꾸었을 뿐 이장과 마을 기관·단체장들이 발언권을 갖는 과거 새해 읍면 방문과 다를 바 없다는 것도 토크콘서트라는 본래 취지와 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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