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자체감사서 이사장 횡령‧배임 의혹 드러나
이사장 “근거 없는 주장… 총회서 입장 밝힐 것”

양평친환경로컬푸드직매장을 운영 중인 양평친환경로컬푸드협동조합의 조아무 이사장이 자체 감사에서 직원들을 마음대로 자르고, 공금횡령 및 업무상 배임 등의 의혹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 이사장은 이를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일축하고 “조만간 임시총회를 열어 조합원들에게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9일 열린 양평군의회 행정사무감사 친환경농업과 감사에서 의원들의 지적으로 드러났다. 박현일‧송요찬‧박명숙 의원 등은 “친환경농산물 유통을 위해 군의 지원을 받아 문을 연 로컬푸드직매장이 이사장의 횡령‧배임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며 “운영비와 포장재 등을 지원하는 만큼 별도의 감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13일 오후 3시경, 지난 4월 문을 연 양평로컬푸드직매장 용문점의 모습. 손님은 한 명도 없고 매장에 진열된 제품도 부족해 보인다.

본지가 입수한 로컬푸드협동조합 감사 자료에 따르면 조 이사장이 지난 2014년 3월 취임한 이후 2년 4개월 재임기간 중 14명의 직원이 교체됐다. 평균 2개월마다 1명의 직원을 교체한 셈이다. 직원 고용형태도 전원 계약직이고, 지금껏 정규직 전환은 단 한명도 없었다.

조 이사장은 “개인 사정에 의한 퇴사”라고 소명했지만 직원들의 말은 달랐다. 한 직원은 “이사장 마음에 들지 않아서 직원을 자르고, 인수인계도 제대로 못해 업무가 마비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주장했다.

조 이사장의 공금횡령도 감사에서 지적됐다. 자료에 따르면 그는 2015년 960만8137원, 지난해 761만1094원, 올해 5월 317만9900원 등을 사용했고 이 중 주유비만 632만3946원을 사용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심야주점에서 40만원을 썼고, 현금인출을 한 경우도 다수 있었다. 조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월 1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토록 승인받았다고 소명했지만, 감사들은 2015년 이후 이사회 회의록에 이런 내용은 없었고, 지출결의서 작성 없이 사용한 금액은 업무상횡령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상품권 판매와 외상매출금 관리, 용문점 운영도 문제로 지적됐다. 조합은 지난해 한전과 농어촌공사에 상품교환권을 판매했지만 이에 따른 계약서와 회계 상 판매대금 입금내역 등이 없었다.

6500만원이 넘는 외상거래도 문제였다. 이 중에는 현 이사와 친인척 관계에 있는 업체도 포함됐다. 지난 4월 오픈한 용문점의 경우 지점장의 잦은 근무지 이탈 및 근무시간 위반, 근무 중 음주, 업무 미숙 등이 지적됐다. 현 용문점장은 조 이사장과 선후배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주일간 자체감사를 진행한 감사들은 지난 9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조 이사장의 공금횡령 및 업무상 배임, 업무부재 등을 보고했고, 용문점장 해임이나 전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하지만 이사들은 “임시이사회는 이사장 처벌권한이 없다”며 “이사장은 모든 사항에 책임을 지고 현 사무국장과 원만히 일을 잘 해달라”는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내렸다. 감사 결과 이사장의 문제가 명확히 드러났다면 조합원 총회를 개최해 이사장 해임안을 상정하고,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함에도 이런 조치는 전혀 취하지 않았다.

조합의 한 관계자는 “조합 감사들이 다양한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군민의 세금을 지원받아 운영하는 로컬푸드직매장이 이사장의 비리와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빠른 시일 안에 정상화되도록 조합원은 물론 군과 군의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감사의 지적사항은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조만간 임시총회를 열어 입장을 밝히고, 법적 책임을 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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