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조미료를 쓰지 않는 건강한 일본 라멘

우리나라는 일 년에 한 사람이 70개 넘는 라면을 먹는(2015년 기준, 72.8개) 세계 1위의 라면소비국이다. 제2의 주식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라면사랑이 유별난 우리나라에서도 일본 라멘의 마니아층은 두텁다. 일본 라멘은 인스턴트 라면과는 달리 오랜 시간 육수를 우려내고 다양한 고명을 얹어 깊은 맛이 나는게 특징이다.

지난 3월 양평물맑은시장에 문을 연 ‘이케멘’은 일본 전통 라멘과 한국인 입맛 사이에서 적절히 맛의 타협을 본 라멘 전문점이다.

양평물맑은시장 골목 따라 들어오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타투이스트(tattooist: 문신을 새겨주는 사람)였던 김원민 사장(29)이 디자인하고 손수 만든 매장에 들어서면 원목의 질감을 살린 목조 인테리어와 소품들이 일본에 온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는 테이블 자리와 혼자 방문해도 어색하지 않을 일자형 자리가 있다. 일본 만화나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퇴근길에 들리는 집근처 단골집 딱 그 모습이다. 

그는 양평이 고향인 아내의 출산으로 양평으로 오게 됐다. 이주를 준비하다 보니 양평에서 젊은 사람이 할 만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노년층이 많은 양평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 중에 일본 유학 시절 즐겨먹던 ‘돈코츠 라멘’이 떠올랐다. 돼지(豚․돈), 뼈(骨․코츠)를 우려 만든 라면이다. 돼지뼈를 우려내기 때문에 어르신들 입맛에도 맞을 거라 생각했다. 대학로의 유명라멘집에서 일을 하면서 라멘 만드는 법을 배우고 일본 현지의 돈코츠 라멘의 특징을 공부해 가게를 오픈하게 됐다.

돼지뼈, 닭발 육수에 가느다란 면, 얇게 썬 파, 두툼한 차슈가 올라간 시로 라멘

이케멘의 돈코츠 라멘 종류는 세 가지다. 하얀 ‘시로 라멘’은 돼지 무릎뼈와 닭발에 6가지 재료를 넣고 24시간 우려낸 뽀얀 국물의 담백한 라멘이다. 사골과 닭발의 피 빼내는 작업을 철저히 해 육수에 잡내가 나지 않고 기름기가 없는 편이다. 얇게 썰어 얹은 파가 먹음직스럽게 구운 차슈(돼지고기를 향신료가 들어간 간장에 절여 구운 것)와 잘 어울린다. 라멘 국물 맛이 다소 느끼하다고 생각된다면 시원한 맥주를 곁들이는 것을 권한다. 빨간 ‘아까이 라멘’은 기본 육수에 고추가루로 매운맛을 낸 라멘이다. 1~3단계로 매운 맛을 선택해 주문할 수 있다. 검은 ‘쿠로 라멘’은 아까이 라멘 육수에 가쓰오부시를 넣어 칼칼하면서도 가쓰오부시의 감칠맛과 고소함이 더해져 해장용으로 추천한다.

김원민 사장

김 사장은 “라멘 연구를 끊임없이 해 분점까지 내고 싶다”며 “여름이 오기 전에 냉 라멘도 개발할 예정이니 꼭 들러달라”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jhkim@ypsori.com

■ 영업시간 : 오전 11시 30분~ 오후 9시(화요일 휴무)

■ 위치 : 양평읍 시장길 26번지

■ 가격 : 시로라멘 6500원, 아카라멘 6500원, 쿠로라멘 7000원, 면추가 1000원 차슈추가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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