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필하모닉, 문화원 호송홀서 정기연주회

'러시아에서 날아온 차이콥스키의 음악편지‘

안두현 지휘자가 이끄는 양평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가 지난달 27일 양평문화원 호송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양평필은 이번 연주회에서 '러시아에서 날아온 차이콥스키의 음악편지’라는 주제로 차이콥스키를 연주했다.

시작은 친숙한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 중 ‘작은 서곡’과 ‘러시아의 춤’으로 문을 열었다.

두 곡의 연주가 끝나고 안 지휘자는 관객에게 “자리를 꽉 메워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며 “요즘 날씨가 너무 더운데 더위를 날려버리고자 차이콥스키의 곡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곧이어 겨울을 배경으로 한 차이콥스키 교향곡 1번이 연주됐다.

안두현 지휘자는 40분이 넘는 교향곡 연주에 앞서 각 악장 테마 음절을 악기별로 들려주며 친절한 설명을 곁들여 관객의 이해를 도왔다.

안두현 지휘자가 차이콥스키 교향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1악장(겨울여행의 백일몽)은 제1주제가 플루트가 활기찬 리듬을 타고 흐른다. 광활한 설원에서 눈보라를 가로지르며 달려 나가는 듯하다. 클라리넷이 연주하는 제2주제는 차이콥스키 특유의 우수를 머금고 있다. 경쾌하지만 겨울여행의 불안함도 느껴진다.

제2악장(적막의 땅, 안개의 땅)은 현악기로 시작하는 아다지오 칸타빌레의 느린 악장이다. 오보에에서 흘러나와 점차 현악기들로 번져 나가는 선율이 사뭇 애절하면서도 감미롭다. 안개 속을 살포시 걸어가는 기분이 든다.

제3악장은 익살스러운 느낌으로 시작하지만 마냥 밝지만은 않다. 안 지휘자는 차이콥스키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반영됐다고 표현했다. 바이올린과 첼로가 춤을 추고 싶게 하는 낭만적 선율을 자아낸다.

제4악장은 여행에서 승리로 마무리하고 싶어 하는 소망이 드러난다. 작곡가 자신이 비극 속에 있지만 음악으로나마 현실을 도피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의 열망이 느껴진다. 러시아 민속풍 선율이 교차되면서 박진감을 준다.

연주되는 40분 동안 100여석을 꽉 채운 관객들은 차이콥스키의 선율에 포박당한 듯 연주에 집중했다. 종반부로 치달으면서 관객은 모두 긴장했고 웅장하게 마무리가 되자 아낌없는 박수세례를 보냈다. 안두현 지휘자는 관객들이 앙코르 요구에 팔이 너무 아프다는 농담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앙코르곡은 호두까기 인형의 작은서곡이 다시 연주됐다.

손녀와 함께 맨 앞줄에서 연주를 감상한 윤예순(73, 문호리)씨는 “이렇게 가까이에서 교향곡 연주를 듣기는 처음”이라며 “흘러가듯 지휘자의 설명을 들었는데 곡 중간에 설명부분이 나오니 음악 감상하는데 많이 도움이 됐다. 앞으로 양평필 공연에 자주 오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을 비롯한 양평필의 공연은 양평문화원 홈페이지(http://ypculture.org) 동영상갤러리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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