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리폼 정평…강남 단골들 찾아

‘생활의 달인’이라는 TV 프로그램을 보면 단순한 작업도 숙련도에 따라서는 ‘예술’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주변에는 알게 모르게 이러한 여러 종류의 ‘달인’이 존재한다.

양평읍내 옷수선실 ‘리폼하우스’의 황호동 사장(65)은 옷과 생활한 지 53년이 된 ‘옷 수선의 달인’이다.

리폼하우스는 휴무 없이 영업한다.

황 사장은 전북 전주가 고향이다. 영화배우가 꿈인 형의 뒷바라지를 위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상경해 명동의 양복점에서 일을 시작했다. 견습공 시절을 떠올리면 지금도 눈가가 촉촉해진다. 주로 허드렛일을 하면서 어깨 너머로 일을 배우며 호되게 혼나고 맞기도 많이 했단다. 양복을 만드는 일은 고된 일이었지만 타고난 성실함과 손재주로 한 벌에 100여개 원단을 이어 제작하는 양복사라는 직업이 잘 맞았다. 당시 명동에서 유명한 양복점을 두루 거쳐 양복과 양장기술을 섭렵했다. 이후 그는 조선호텔 양복점에 들어가 오랫동안 일을 했다. 그 곳에서 수많은 유명인사의 옷을 만들었다. 고객 중에는 전직 대통령과, 외국 대사, 재벌도 있었다고 귀띔한다.

일이 밀려 현재는 택배로 오는 옷은 받지 않고 있다.

양복점이 쇠퇴하면서 황 사장은 청담동에서 수선집을 시작했다. 청담동은 명품숍이 많은 곳으로 외국 체형의 명품 옷을 한국인 체형에 맞게 수선하는 명품 옷 수선집들이 많다. 그 중에 황 사장에게 수선 기술을 배워간 곳이 꽤 된다고 한다. 황 사장은 일은 많지만 높은 임대료를 내야 하는 청담동에서 지난해 10월 양평으로 내려와 가게를 열었다.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입소문을 타고 고객이 많이 찾아와 쉬는 날 없이 일한다. 청담동 단골들도 양평까지 찾아오거나 택배를 보내기도 한다.

“재단기술은 정말 무궁무진합니다. 미싱이 사람 손을 못 따라가는 것이 있고, 사람손이 미싱을 못 따라가는 기술이 있어요. 조화롭게 이용하는 것이 진짜 실력이지요.” 황 사장은 양복, 가죽자켓, 무스탕, 제복, 밍크코트 등 못 다루는 옷이 없다고 자부한다. 수선솜씨는 물론이거니와 그가 유명한 이유는 ‘리폼’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유행이 바뀌면 옷을 그 유행에 맞게 수선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자기 개성에 맞게 수선해달라고 하는 일이 더 많아 리폼 수요가 많다고 한다.

황호동 사장

많은 고객들이 원하는 옷 맞춤도 할 예정이라는 황 사장은 ”넓은 매장과 주차장이 있는 곳으로 이전하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다”고 말했다.

■ 영업시간 : 오전 8시 30분~오후 9시

■ 위치 : 양평읍 양근로 194

■ 가격 : 바지 밑단 수선 3000원~1만원, 허리 줄이기 1만원~1만5000원, 원피스 폭 수선 2만원(옷 상태나 옷감에 따라 가격 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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