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작가 발굴·등용… 문턱 낮춰
젊은 예술인 창작기반 구축 기대

 

 

류민자 양평군립미술관 명예관장

지난해 말 위탁운영단체 교체 과정에서 진통을 겪은 양평군립미술관이 운영진의 새로운 세대교체를 통해 지역작가들과의 관계망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 ‘지역밀착형 미술관’을 표방하면서 지역작가를 발굴·등용하고 젊은 예술인들의 창작 기반을 구축하기로 하는 등 ‘문턱 낮은 미술관’로의 빠른 변모를 모색하고 있다.

양평미술인협회는 2011년 6월 양평군립미술관 운영 위탁을 받은 (사)문화문에 이어 5년6개월 만에 미술관의 ‘2기 집행부’가 됐다. 양평군립미술관은 2011년 12월 개관 당시 강원 양구군립 박수근미술관 말고는 전국 군 단위 지자체로는 유일한 군립미술관이다. 또, 지자체가 설립한 공립 미술관을 지역의 미술인협회가 위탁 운영하는 것도 드문 사례다. 이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 가운데 미술관 운영 경험이 없는 양평미술인협회가 앞으로 미술관을 어떻게 운영해나갈지 미술계 안팎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새 운영진이 표방하는 군립미술관의 정체성은 문턱이 낮은 행복한 미술관, 가족이 찾는 미술관이다. 여기에 지역작가들과 보다 폭 넓은 공동체를 형성하겠다는 목표가 세워졌다. 특히 미술관의 역할을 신진작가와 젊은 예술인들의 창작기반을 구축하는 전진기지로 삼으려는 의지도 엿보인다.

군립미술관 명예관장으로 취임한 류민자 화백은 1970년대 엥포르멜(informel·비정형) 운동을 주도하며 한국 추상회화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하인두 화백(1930∼89)의 아내다. 한국화가인 그는 전통적 장르 구분에 의해 기법까지 구속받던 화단에서 장르를 해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지·캔버스, 분채·아크릴을 오가며 자연이 보여주는 생명력의 표상에 주목하며 작업하고 있다.

류 관장은 “미술관은 1차적으로 그 지역을 품어야 한다”며 “지역의 문화를 지역의 작가들과 함께 공유하는 지역밀착형 미술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역의 미술관은 그 지역의 작가를 키우고, 작가는 지역을 키우는 문화예술의 선순환을 강조했다. 문화재단들이 지역의 유능한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듯 군립미술관이 그 기능을 담당하겠다는 뜻이다.

 

첫 기획전 ‘프랑스와 양평’展,
“세계미술과 수평교류 기여”

양평군립미술관의 올해 첫 기획전인 ‘프랑스와 양평(한·불 현대미술의 거장)’이 지난달 23일 39일간의 전시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군립미술관 새 운영진의 첫 기획전은 서울 올림픽공원내 소마미술관의 전시를 유치해온 것이다. 현재 프랑스 화단에서 주목받는 작가 54명의 작품과 국내 최고 현대미술가, 지역 원로작가 35명의 작품들이 전시됐다. 지난해 한·불 수교 13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글로컬(global+local) 문화시대에 양평군립미술관이 세계미술과 수평적 교류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군립미술관이라는 랜드마크로서의 상징성 외에도 예술적 표현의 자유를 고취한다는 풍토와, 창의적 재능을 발현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점에서 양평의 ‘장소성’을 잘 드러낸 전시였다.

전국 각지에서 온 단체 관람객들이 양평군립미술관의 올해 첫 기획전 ‘프랑스와 양평(한·불 현대미술의 거장)’展에 전시된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류 관장은 “이번 기획전시는 지역사회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사회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그런 의미에서 양평 미술문화의 미래를 열어주는 창이 됐다”고 평가했다.

양평군립미술관의 두 번째 기획적인 ‘바코드-하이퍼 리얼리즘과 팝아트의 만남’은 오는 7월21일 개막한다. 친환경 양평을 국내외 대표적 하이퍼 리얼리즘 작가와 팝아트 작가들이 친환경 생태문화와 접목해 보여줄 예정이다. 평면, 입체, 미디어, 설치작품 100여점을 동시에 전시해 양평이 청정지역임을 알리고, 동식물이 사람과 함께 만나고 어울려 문화행복 공동체를 만들어가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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