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초 ‘책과 저작권의 날’ 행사

옥천초등학교는 ‘책과 저작권의 날’을 맞이해 지난 20일 그림책 삽화전, 나무스틱 책갈피 만들기, 편지쓰기 등의 체험행사를 도서관에서 진행했다.

‘책과 저작권의 날’은 1995년 유네스코가 독서증진을 위해 제정한 날로, 에스파냐 카탈루냐 지방에서 책을 읽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한 ‘세인트 조지’의 축일인 4월23일이 기념일이다. 옥천초는 이날과 더불어 4월16일 세월호 참사, 4월20일 장애인의 날의 의미를 함께 되새기기 위해 ‘책으로 세상과 통하다’를 주제로 행사를 구성했다.

아침시간 방송을 통해 장애를 주제로 한 그림책 <깃털 없는 보르카>를 전교생이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체험행사는 사전 신청을 통해 학급별로 이뤄졌는데, 8개 학급 학생들이 재량수업시간을 이용해 참여했다. 프로그램은 책 주인공 보르카와 세월호 희생자․유가족에게 위로와 애도의 메시지를 전하는 ‘보르카에게 희망의 깃털을’, 나무스틱 책갈피 만들기 두 가지로 진행됐다.

옥천초 학부모모임인 ‘동화세상’ 회원들은 2주 동안 <깃털 없는 보르카>를 걸개그림과 미니어처로 제작․전시해 도서관을 찾은 학생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걸개그림은 주인공 보르카가 배를 타고 여행하는 장면으로, 회원들은 배의 거친 느낌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골판지를 붙인 후 천으로 꿰매고 아크릴과 유화물감을 수차례 덧칠하는 정성을 들였다. 미니어처는 ‘휴가든’에서 행복을 찾은 보르카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기러기 한 쌍을 천으로 재봉한 후 솜을 채웠는데 안정적으로 세우는 게 관건이었다. 한 회원의 남편이 목재로 기러기의 발을 제작해 문제를 해결했다. 기러기 주변에 핀 색색의 꽃들은 바늘로 일일이 양모를 엉키게 해 표현한 것으로 3~4일의 시간이 걸린 수고스러운 작업이었지만 그림책 속 ‘휴가든’의 아름다움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학생들은 도서관 입구에 마련된 책상에서 보르카와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보내는 편지 쓰기에 자유롭게 참여했다. 깃털모양 종이에 “너는 털이 없어도 예뻐. 너 자신을 소중히 여겨”, “보르카, 슬퍼하지 마. 친구가 있으니까 포기하지 마”, “너는 털이 없이 없지만 특별한 기러기야” 등의 격려를 적어 몸통에 부쳤다.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에게는 “세월호 누나들 미안해”, “언니, 오빠 힘내” 등의 위로를 적었다. 학생들이 미니어처에 붙인 깃털로 날개 없는 기러기 보르카는 온전한 날개를 갖게 됐다.

행사를 주관한 ‘동화세상’은 현재 35명의 학부모들이 활동하는 13년차 학교도서관 학부모모임이다. 12년째 학급에서 직접 동화책을 읽어준다. 올해는 목요일 아침(8시50분~9시5분)에 1~6학년 교실에서 책을 읽어주고 있다. 또 어린이책을 공부하는 독서회를 운영하며 교내 독서관련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박지현(46)씨는 “어린이책은 아이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좋은 그림책은 철학적인 메시지가 뚜렷해 부모도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는 치유의 시간을 준다”며 “아이들이 책과 가까워지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기획한 책의 날 기념행사가 여러 사람이 힘을 모으다보니 예상보다 많이 커졌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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