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적 사고 수행…약사 직능 사라지지 않을 것”

미래학자인 토머스 프레이는 2014년부터 2030년까지 소멸하는 대표적 일자리 100개를 발표했다. 그 중에 로봇이 대체할 직업으로 약사가 있다. 2000년 7월 의약분업이 시행됨에 따라 환자를 직접 진단, 처방하고 약의 조제가 모두 가능했던 약사들은 현재 의사의 처방전에 따라 조제만 가능하게 됐다. 의사와 더불어 대표적인 전문직으로 분류되던 약사가 예전과 같이 않은 지위에 직업의 존립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 현실인지 양동 열린약국 약사 김경식(48)씨의 이야기를 들었다.

▲약사로 일하게 된 계기는...한의대를 가고 싶었지만 제일 좋은 한의대를 지원하기는 위험이 있어 친구가 지원하는 약대에 지원했는데 친구는 떨어지고 나만 붙었다.

▲약사가 하는 일은...의사의 처방전을 확인해 옳다고 판단되면 그에 따라 지시된 약을 조제, 투여한다. 처방전에 문제점이 발견되면 의사에게 즉시 확인해야 한다. 조제된 약을 환자에게 복용방법과 주의사항, 부작용 가능성을 잘 이해하도록 설명하는 것도 약사의 일 중 하나다.

약사는 면허 취득 후 개국이나 병원, 제약회사에 근무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대학에 남아 교수가 돼 연구와 교육을 할 수도 있다. 그 밖에 국립과학수사연구소나 보건복지부, 식약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보공단 등의 공공기관으로도 진출한다. 극소수이지만 사설자격시험을 통해 대형병원이나 제약회사에서 특수질병에 대한 약품을 개발하는 전문약사로 일하기도 한다.

▲약사가 되기 위해서는...이전에는 약학과, 제약학과 등에 입학한 후 국가면허시험에 합격하면 약사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2009년부터는 약학대학이 아닌 다른 학부나 학과로 입학해 2년 이상 기초 및 교육과정을 마친 뒤 4년 동안 약학전공 및 실무교육 과정을 이수해도 약사로 일할 수 있다. 즉, 학제가 6년제(2+4년 체제)로 변경된 것인데 전공에 관계없이 다양한 학과에 입학해 2년 이상 수료 후 약학대학에 입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약학대학 수료 후에 약사 국가면허시험에 합격해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업무 중 제일 중점을 두는 일은...약을 정확하게 조제하고 복용방법을 안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들에 대한 이해와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양평은 다른 지역에 비해 노인비중이 높다. 양평에서 22년간 약국을 운영한 경험상 같은 증상이라도 환자와의 밀착된 관계에서 처방전의 오류나 더 효과적인 복용방법을 찾아내기도 한다.

▲업계 전망은...단순히 먹고사는 문제로만 본다면 부정적이다. 의약분업 이후 능력 발휘기회가 줄어 경쟁력이 약해졌고, 인구가 줄고 셀프케어에 대한 인식도 높아져 건강식품시장이 커지면서 약품 소비도 줄었다. 대자본에 의해 쏠림현상도 심해졌다. 이른바 ‘문전약국’이라 불리는 병원 근처의 약국은 동네약국의 매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약국이 드럭스토어화 되는 경향으로 약품 외의 다양한 잡화도 파는 추세다. 약사로서의 전문성보다는 영업력을 늘려야 하는 것도 현실이다.

▲하고 싶은 말은...약사가 미래 없어질 직업으로 꼽히는데 의료소비자들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건강을 헬스케어라는 범위로 넓혀 이해한다면 융합적인 학문의 소양이 요구되는 발전 가능성 높은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의료소비자들이 약사를 단순히 의사가 처방한 약품 조제 대행자로서가 아니라 진료 주체로서 인식하고 더 많은 것을 요구해줬으면 좋겠다.

양동면 열린약국 약사 김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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