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구제역 위험시기 10일간 자리 비워

지난해 10월 미국 해외연수를 다녀왔던 양평군의회가 이번에는 8박10일 일정으로 그리스 등 발칸반도 7개국으로 연수를 떠난다.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의 위험이 가시지 않았고, 박근혜 게이트 등 국내정국이 혼란한 가운데 떠나는 것이라 비판여론이 만만찮다.

지난해 10월 미국 해외연수 중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를 방문해 핸드프린팅 보도를 둘러보고 있는 군의원들.

다음달 1일 오후 9시에 출발해 11일 귀국하는 이번 해외연수는 그리스, 마케도니아, 알바니아, 몬테네그로, 크로아티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슬로베니아 등 7개국을 방문한다. 군의원 7명과 의회사무과 직원 7명, 집행부 2명 등 16명이 1인당 250만원, 4000만원을 전액 군비로 지원받는다.

그리스와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 시의회를 방문해 의회제도, 고린도 시청의 재정제도, 스플릿‧피란 농수산물센터에서는 농수산물유통 정책, 스코페 센터에서는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 등 4개 분야를 연수할 예정이다. 군의회는 선진국의 주요 정책을 살펴 견문을 넓히고, 양평군의 우수사례와 외국사례를 비교‧분석해 의정 및 군정정책 수립에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해외연수는 방문지 대부분이 선진국이라 보기 어렵다는 점과, 시기적으로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그리스는 국가 파산상태가 이어지고 있고 알바니아나 마케도니아 등 발칸반도 국가들의 국민총생산(GDP)이 세계 120위권에 머무는 등 선진정책보다 관광지로 유명한 곳들이다. 군의회가 연수를 핑계로 해외여행을 간다는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시기적으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AI와 구제역이 여전히 위협적인 상황이다. 군은 AI와 구제역 특별방역대책기간을 5월31일까지 정한 바 있다. 또한 대통령 탄핵정국과 이에 따른 국민들의 불안감이 큰 시기에 굳이 해외연수를 가야하는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한 주민은 “군의회가 연수를 핑계로 해외여행을 다닌다는 인식이 만연한데, 이는 전적으로 군의회의 책임”이라며 “국내에도 우수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연수보다는 좋은 정책이 입안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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