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인, 수은, VOCs, 미생물 등 조작

양평군 먹는 물 수질검사 조작 건수가 지난 2년간 3629건에 달하는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조작된 내용은 유기인, 수은, VOCs, 미생물 등 4개 항목으로 미생물 관련 조작 건수가 1329건으로 가장 많았다.

양평군 수도사업소가 지난 21일 본지에 제공한 수질검사 조작 상세현황자료(한강유역환경청 작성)에 따르면 2014년 6월~2016년 11월 수질검사 조작 업체는 H연구원(2773건), M연구원(181건), W사(675건) 등 3곳이다. 군은 이 중 M연구원과 W사는 개인지하수 수질검사만 조작했고, 그 내용은 이미 지난달 입수해 지하수개발업체와 개인에게 전달했다. 이번에 군이 공개한 자료(본지 홈페이지 www.ypsori.com에 공개)에는 H연구원의 지방상수도, 마을상수도, 약수터 수질검사 내용만 나왔다. 생활위생팀 관련 자료는 분석을 마친 후 발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수질검사 조작 내용을 살펴보면 유기인 172건, 수은 7건, VOCs 158건, 미생물 관련 1329건 등 총 1666건이다.

유기인은 인을 함유한 유기화합물로 화학농약이 지하수로 스며들어 검출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농약은 모두 5일의 반감기를 가지고 있어 실제 수질검사에서는 검출되는 경우가 극히 드문 항목이다. 유기인 검사에서는 용매를 이용해 해당 물질을 추출한 뒤 이를 검사해야 하는데 H연구원은 추출과정을 거치지 않은 용매만을 분석해 ‘불검출’로 된 허위성적서를 발급했다.

수은은 중금속물질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아 먹는 물은 물론 음식, 호흡중에도 인체로 유입된다. 먹는물 기준에서는 0.001ppm 이하일 때 ‘적합’인데 H연구원은 7차례 이 검사 자체를 하지 않았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인 VOCs는 석유류 제품을 사용하는 공단지역에서 주로 검출되는 것으로 농촌사회이자 공단이 없는 양평에서는 검출 가능성이 낮은 항목이다. H연구원은 농도 산출을 위한 사전 표준물질 시험을 하지 않은 채 검사를 해 부정확한 자료를 발급했다. 신경계에 장애를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알려졌다.

양평군에서 가장 빈번히 검출되는 미생물 항목에 대해 H연구원은 2가지 방법으로 조작했는데 첫째는 페트리접시(뚜껑이 있는 세균배양 접시)를 알코올로 소독한 후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실험한 후 1317건의 허위 시험성적서를 발급했다. 두 번째는 분원성대장균군, 대장균, 총대장균군 수치가 부적합이었음에도 처음부터 적합으로 입력한 방법으로, 약수터 검사에서 이 방법을 사용했다.

군 수도사업소는 우선 이달 말까지 1분기 간이수질검사를 진행하면서 조작된 항목만 추가해 진단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광범위한 수질검사 조작이 있었던 상황이라 2분기에 예정된 년 1회 정밀검사를 앞당겨 진행할 필요성이 커 보인다. 수도사업소 관계자는 “논의는 해보겠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최대한 빨리 검사해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2년이 넘는 기간 양평군민들은 믿을 수 없는 물을 먹어 왔다. 양평군은 이달 내 재검사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사진은 양평읍 회현리 수도사업소에 설치된 먹는 물 정화과정 중 응집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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