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직업, 나의 일① 사서>

옥천초교에서 14년째 근무하고 있는 남경숙 사서.

‘사서’라고 하면 흔히 공공도서관 종합자료실에서 도서대출․반납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을 떠올리기 쉽다. 실상 이 업무는 행정직이 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서는 이용자들이 쉽게 도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서가를 배열하고, 다양한 연령층이 원하는 양서를 파악해 구비하고, 문화행사를 기획․운영하는 등 도서문화 전반에 관한 업무를 담당한다.

대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탓에 이용객이 사서와 마주칠 기회는 많지 않다. 이에 반해 교육현장에서 일하는 사서교사, 교육공무직사서(무기계약직)의 경우는 사서 한 명이 도서 대출․반납까지 업무전반을 담당하고 있어 이용객과 얼굴을 맞대고 호흡하는 시간이 많다. 14년째 학교도서관에서 교육공무직사서로 근무하는 남경숙(51)씨를 지난 3일 옥천초교 도서관에서 만났다.

▲사서로 일하게 된 계기는… “남편과 아이들까지 온 가족이 옥천초 동문이다.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고 모교에서 전공분야를 살려 일조할 수 있다는 생각에 2003년부터 사서로 근무하고 있다.”

▲학교도서관 사서가 하는 일은… “수서 분류․정리, 도서 대출․반납, 도서구입계획 수립, 학년별 필독서 선정 등의 도서관 운영․관리가 주된 업무다. 여기에 독서문화행사, 도서관활용수업 등 교육활동 지원, 학부모자원봉사자 관리도 한다. 학교도서관은 교육활동 지원이 우선돼야 하는데 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거나 책을 읽는 환경을 조성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사서로 일하면서 사서교사 자격까지 취득했지만 신규임용이 동결된 상태다. 교육공무직사서로는 적극적인 교육활동을 펼치는 데 제약이 있다.”

▲업무 중 제일 중점을 두는 일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은 책을 읽힐까를 늘 고민한다. 옥천초의 한 해 도서구입 예산은 800만원 정도인데,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도서할인율이 낮아져 정가제시행 전보다 구입 도서권수가 70~80권 줄었다. 적은 예산으로 구입할 양서를 가리는 것도 힘들지만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홍보하는 것은 더욱 힘들다. 다양한 방법으로 양서를 홍보하지만 읽을 책이 없다며 만화책만 찾는 아이들이 점점 늘어 고민이다. 다행히 도서관활동을 함께하는 학부모자원봉사모임 ‘동화세상’이 있어 재밌게 일하고 있다.”

▲사서가 되려면… “사서자격증에는 정사서1급, 정사서2급, 준사서 세 가지가 있다. 4년제 대학 도서관학과(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면 정사서2급 자격이 주어지고, 정사서2급 중 도서관근무나 관련연구 경력이 6년 이상인 사람으로서 대학원 석사학위를 받은 사람은 정사서1급 자격이 주어진다. 준사서 자격은 전문대 도서관학과를 졸업하거나 전문대 이상을 졸업하고 성균관대 사서교육원 준사서교육(1년)과정을 마치면 주어지는데, 준사서 3년 경력에 소정의 과정을 이수하면 정사서2급 자격이 주어진다. 준사서 이상의 자격을 갖춰야 사서직 공무원시험 응시자격이 주어지고, 사서교사는 사서자격 취득 후 임용고시를 통과해야 한다.”

▲업계 전망은… “정부시책으로 공공도서관 사서 채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작은도서관의 경우 2명의 비정규직을 반일제로 채용해 담당자가 자주 바뀌는데 전문사서가 운영하는 시스템으로 가야한다. 학교도서관은 예산문제로 사서교사 채용이 동결돼 있어 문제다. 교육공무직사서의 경우 본봉 174만3040원에 장기근속수당(1년 2만원) 등을 받는데, 오래 근무할수록 타 직종과 급여차가 많이 난다. 이마저도 교육청이 50%(15학급기준)만 부담하고 학교 자부담이다. 교육청이 인건비 100%를 부담해야 사서를 배치하는 학교가 는다.”

▲하고 싶은 말은… “사서에 대한 인식과 대우 모두 문제지만 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자부담을 해야 하는 학교 입장이나 열의를 갖고 활동하는 학부모자원봉사자를 보면 내입장만 투덜거려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서배치 필요성이 널리 공감을 얻으려면 사서 스스로 전문적 역량을 갖추려 노력해야 한다. ‘저 도서관은 사서가 있어 역시 다르다’는 말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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