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종중 1학년 사진동아리 작품전시회

고세영 作 ‘하늘체육대회’

요즘 휴대폰은 전화기이자 카메라, 게임기, 시계, 음악․영상 재생 등 하루 종일 손에서 놓지 못하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단조로운 학교생활을 견뎌야하는 청소년들에겐 그야말로 분신 같은 존재다. 그 휴대폰으로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할 수는 없을까?

서종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지난해 자유학기제를 통해 휴대폰으로 사진 찍기라는 새로운 활동에 참여했다. 그 결과를 지난 9일부터 서종면 북한강갤러리에서 ‘서종중 1학년 사진동아리 작품전시회’로 선보이고 있다.

서종중 1학년 사진동아리 학생 20명은 지난해 8~12월 총 23회에 걸쳐 휴대폰을 이용한 사진 찍기 수업을 받았다. 수능리에 거주하는 김순성 사진작가가 이론공부 1시간, 촬영실습 2시간 등 3시간의 수업을 재능기부로 진행했다. 김 작가는 “요즘 학생들은 휴대폰을 게임기로 많이 사용한다. 사진동아리 수업은 이런 현실에서 벗어나 일상을 기록하는 사진기라는 순기능으로 휴대폰 사용을 유도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수업주제는 ‘남과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자’, ‘하찮은 것 또는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에서 아름다운 형상을 느껴보자’ 등이다. 학생들이 휴대폰을 주로 이용해 학교주변, 북한강변, 집에서 사진을 찍어 메일을 보내면 김 작가가 작업실에서 사진을 트리밍해 출력했다. 학생들은 출력한 자신의 사진을 친구들에게 설명하는 품평회를 열어 카메라로 세상을 보는 방법에 익숙해져갔다.

이번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한 학생은 강민서, 고세영, 김준호, 김해빈, 남지민, 박철호, 반열, 석윤수, 양시건, 유승제, 이규란, 이규린, 이수형, 이아현, 이유, 조해솔, 지윤호 등 17명으로, 총 24점을 전시했다.

고세영 학생이 휴대폰기능만으로 작업한 <하늘체육대회>, <나에게 꿈> 두 작품은 찍는 사진이 아닌 만드는 사진 ‘메이킹 포토’로 청소년의 발랄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석윤수 학생은 작품 <개미가 보는 인간>으로 인간이 잔디밭을 걷는 일상적인 행동이 얼마나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지를 개미의 시각으로 표현했다. 느낌은 사진으로 어떻게 표현될 수 있을까? 유승제, 이수형 학생은 날아가는 신발로 신나는 느낌을 표현했다. 이유 학생은 창밖을 내다보는 친구의 뒷모습으로 13~14살이 느끼는 고독함을 전달했다.

김 작가는 카메라의 메카니즘보다는 자연이나 일상을 보는 다른 시각, 하찮고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에서 위대한 조형성을 발견하는 작업을 학생들에게 강조했다. 지윤호 학생은 자동차 유리창에 비친 앞차의 모습과 유리창에 맺힌 물방울을 카메라에 담았고, 김준호 학생은 아빠와 산에서 내려다본 풍경을 담았다.

김 작가는 “사진은 내가 본 것을 찍지만 찍어놓은 것을 보며 거꾸로 나를 유추할 수 있는 작업”이라며 “사진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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