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강상두레패․사물놀이한뫼 정기공연

1997년 창단한 강상두레패는 지난달 열린 제8회 원주시 전국풍물경연대회에서 전문단체와 겨뤄 장려상을 수상했을 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태평소반, 북놀이반을 신설할 정도로 진보적이다.

강상두레패․사물놀이한뫼의 열일곱 번째 국악한마당 공연이 지난달 26일 양평군민회관에서 열렸다. 올해 들어 처음 눈이 내리는 등 쌀쌀한 날씨에도 공연장을 찾은 100여명의 주민들은 추임새를 넣어가며 우리 가락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이날 공연은 사물놀이 한뫼의 문굿 및 길놀이로 열렸다.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좋은 기운을 모으는 ‘문굿’은 공연장 복도를 따라 좋은 기운을 몰아 집안으로 들이는 길놀이로 이어졌다. 태평소를 앞세운 행렬이 무대에 오르며 관객에게 좋은 기운을 북돋아주는 ‘비나리(굿)’가 시작됐다. 김선교 군수, 이대규 강상면장, 유진목 강상두레패회장이 무대에 올라 돼지머리를 올린 고사상에 절을 올렸다. 아이를 업은 주부와 주민이 연이어 올라 돈을 올리는 동안 복을 비는 흥겨운 가락소리는 계속됐다.

본격적인 공연의 막은 ‘줌마패’의 북놀이로 시작됐다. 3년 이상 경력의 주부 7명으로 구성된 줌마패는 대고(커다란 북)로 전통장단을 변형한 북연주를 들려줬다. 줌마패는 화요일마다 모여 기본 장단을 익힌 후 꾸밈 장단을 정교하게 다듬고 손동작을 가미하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흰색 바지저고리에 보라색 조끼를 입은 회원들의 힘찬 손놀림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5년 이상 경력의 두레패 회원들은 금요일마다 태평소(날라리)를 연주한다. 이날은 노란 수문장 복장을 갖춰 입고 뱃놀이, 아리랑 등 귀에 익은 민요를 소라껍데기로 만든 나각, 긴 대롱 모양의 나발과의 협연으로 연주했다. 예식에서 흔히 듣던 전통 관악기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박유진 뭇소리어린이무용단장의 교방살풀이춤 찬조공연에 이어 강상두레패 회원 11명이 삼도사물놀이(삼도농악가락)를 연주했다. 전라도․경상도․경기도 농악가락을 짜깁기해 전통적인 기승전결로 연주하는 회원들의 상기된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공연의 절정은 마지막 순서인 사물놀이 한뫼의 판굿이었다. 농악의 축소판인 판굿은 상모 돌리기 등 각종 퍼포먼스가 곁들여진 현란한 공연이었다. 관객들은 ‘얼쑤’ 추임새를 넣어가며 어깨를 들썩였고, 장구가 관객들과 장단을 주고받자 군 장병들까지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사물놀이패의 공연은 복도까지 길게 이어지며 흥이 오른 관객들을 놓아주지 않았다.

사물놀이 한뫼는 1997년 강상두레패 학생부로 사물을 배우기 시작해 전문국악인으로 성장한 2세대 국악인 8명으로 구성됐다. 대를 이어 사물놀이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관람객 김미정(31)씨는 “어른아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신나는 공연이었다”며 “전통문화에 대한 적극적인 후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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