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회의서 후보자 점수 공개여부 두고 논쟁
공무원 다수 세미원 이사… 최종 결정 부적절

세미원 대표이사 추천위원회가 후보자 점수 공개를 놓고 논쟁을 벌인 가운데 현 세미원 이사들 중 상당수가 양평군 공무원들로 구성된 점을 감안하면 반드시 점수를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세미원 대표이사 추천위원회는 지난 16일 첫 회의를 열어 대표이사 선출방식 및 일정을 결정했다. 추천위에 따르면 다음달 7일 1차 서류심사에 이어 14일 면접심사를 통해 최종 2명의 후보자를 세미원 이사회에 추천한다.

1차 서류심사는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를 통해 상위 5명을 선발한다. 일반적으로 정량평가는 후보자의 학력과 경력사항 등을 배점표로 만들어 점수를 매긴다. 정성평가 또한 후보자의 경력과 직무수행 계획서를 바탕으로 세미원 대표이사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그러나 추천위는 정량‧정성평가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최근 세미원이 감사원 감사를 받는 등 많은 문제가 공개되면서 추천위가 부담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1차 심사를 통해 선발된 5명의 후보자는 2차 면접을 통해 다시 2명으로 추려진다. 추천위는 2차 면접심사 방법에 대해서도 비공개를 고수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추천위가 후보자 점수 공개여부를 놓고 논쟁하고 있는 점이다. 최영식 위원장은 “1차 회의에서 후보자 점수를 공개하자는 의견과 비공개하자는 의견이 팽팽해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근 국립대 총장이나 공공기관장 임용 등에서 후보자 점수공개는 일반적인 추세다. 올해 전남대는 총장 선출과정에서 후보자 점수 공개는 물론 후보자 토론회 등은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전 구성원에게 공개했다.

전남대가 후보자 점수를 공개한 이유는 자기 학교 총장을 자신들이 직접 선출한다는 의지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최종 추천한 후보자 2명의 점수를 공개함으로써 최종 결정권자가 최고점자를 임용토록 해 혹시 발생할 수 있는 특혜를 사전에 막고자 하는 것이다.

현 세미원 이사진의 면모를 보면 후보자 점수 공개는 더욱 필요해 보인다. 이사장이 부군수이며, 당연직 이사에도 관광진흥과장과 양서면장 등 군 공무원이 3명이나 있다. 8명의 세미원 이사들 중 대표이사 입후보자가 2명이나 있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이사회의 대표이사 최종 결정권은 군 공무원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또한 현 세미원 이사들은 이훈석 대표이사의 예산 전횡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책임도 있어 차기 대표이사 결정권을 맡기는 것이 부적절해 보인다.

추천위원회가 세미원 대표이사 후보자를 추천토록 한 것은 대표이사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출하자는 취지다. 이를 통해 그간 세미원이 겪고 있는 문제점을 극복하고 운영 정상화를 추구하기 위함이다. 그런데도 만일 점수를 공개하지 않은 채 2명의 후보자를 이사회에 추천한다면 추천위원회를 구성한 취지를 상실하는 것이다. 추천위가 점수공개를 하지 않은 채 차기 대표이사 최종 결정권한을 이사회로 넘길 경우 이사회의 결정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 또한 고려할 문제다.

이에 대해 한 주민은 “추천위가 제대로 역할을 하려면 평가방법의 공개는 물론 면접심사 또한 공개적으로 해야 한다. 다시는 세미원 사태가 일어나서는 안되고, 이를 위해서는 제대로 된 대표이사를 뽑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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