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남한강자전거길을 찾는 자전거족들로 양평역과 주변 관광지가 들썩인다. 갈산공원이나 체육공원에도 가족끼리 자전거를 타는 군민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취미가 아닌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생활자전거족들도 의외로 많다. 가방을 메고 등교를 서두르는 학생, 바구니 매단 자전거로 장을 보는 주부, 자전거에 짐을 싣고 가는 할아버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자‧타‧사) 시리즈는 일상생활 속에서 자전거를 애용하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군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자전거코스를 동반 취재해 자전거 이용을
의정활동보고서 낸 군의원 ‘전무’군의회 주최 워크숍 구경도 못해박명숙 군의회의장은 지난 1일 의장 선출 직후 주민과의 소통을 묻는 질문에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으로 1년에 한두 차례 마을을 순회하는 간담회를 정례화하겠다”고 했다. 마을 순회 간담회는 이전 군의회에선 없던 것이지만 주민과 소통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특별한 것은 아니다. 의정활동을 ‘현장중심’으로 하겠다는 것은 군의원의 책무로서 당연함을 넘어 의무에 가깝다. 현장을 가보아야 주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군의원이 집행부의 행정과 예산을 견제·감시하는
1999년에 결혼과 함께 시작된 양평생활, 이동수단이 필요했던 제가 선택한 건 자전거입니다. 어린 시절 외할머니댁 마당에서 커다란 쌀배달용 자전거로 자전거 타기를 배웠습니다. 그래서 전 자전거란 말보다 ‘자전차’란 말을 즐겨 씁니다. 신혼 초, 양평에서 자전거 타기는 정비되지 않은 인도로 인해 늘 조심해야 하는 곡예운전과 자전거 타는 아줌마를 신기하게 쳐다보는 불편한 시선들로 기억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가고 둘째아이를 키우던 2005년 즈음하여 자전거도로가 정비되고, 자전거도시 정책과 맞물려 자
짚풀 할아버지 임경재 지난겨울 세월리 어르신들에게 옛날 영화 보여드리려고 마을회관 1층에 갔더니 한 할아버지가 재미있게 생긴 도구에 지끈 같은 걸 돌려가면서 무언가를 만들고 계셨다. “할아버지 이게 뭐예요?” “주리목, 요즘 말로 가방이지…. 옛날에는 이거 매고 산에 약초도 캐러 가고 장에도 나가고 그랬지.” 귀에 보청기를 끼고 있어 “잘 안 들려” 하면서도 친절하고 재미있게 이야기해주시는 이 할아버지가 바로 지역에서는 이미 유명한 짚풀 할아버지 임경재님이었다.그날 이후 벌써 4개월. 할아버지는 창고에 고이 넣어두었던
이마저 운영계획도 못 세워… 졸속행정에 예산낭비안전교육 수요 방치… 담당자는 문제의식조차 없어 양평군이 지난 5월27일 관내 초·중·고 학생들과 주부 등 자전거 초보자를 위해 양근섬에 자전거 교통안전 체험학습장을 준공하고도 활용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한 달 넘게 방치하고 있다. 자전거 전문가들과 학부모들은 체험학습장보다는 전문 강사를 갖춘 자전거 안전교육장이 더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양근섬 체험학습장은 지난해 12월18일 착공해 올해 완공했다. 군비 6800만원이 소요됐고 면적은 1386㎡이다. 정자와 체험
세월초 학부모들이 ‘양평원정대’ 깃발을 걸고 4월초 이글루에 사는 이목을 작가를 만난 후 벌써 두 달이 훌쩍 넘었다. 그렇게 긴 시간이 흘러 6월23일 양평원정대는 두 번째 원정에 나섰다. 인터넷 공간에서 스타로 떠오른 ‘베이킹 파파’, 줄여서 ‘베파’를 찾아 나선 것이다. 양평원정대 7명은 김밥, 주먹밥, 과일, 약밥 등 각자 준비한 음식을 싸들고 출정했다. 이번에 만날 분은 ‘베이킹 파파’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베이킹 파파’라는 닉네임을 쓰는 서원희님이다. 아내 ‘비너스’와 함께 지난해 양평군 지평면 지평리로 이사 와 빵 만드
④마을만들기-전북 진안군 ‘주민주도-행정지원의 전형’ 주민이 스스로 시작하면 ‘그제야’ 행정이 나서 지원시스템 만들고 교육기회 제공하니 “주민들이 알아서”군청에 전담팀 설치, 민간에선 지원센터·연구소 운영마을 넘어 권역만들기로 진화, 고교 교과서에도 실려 지방자치와 마을만들기는 이음동의어다. 주민이 스스로 자신의 마을을 가꾸고 발전시켜나간다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나라에서 ‘마을만들기’가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것도 지방자치시대를 연 1990년대 중반부터다. 도시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연구와 시도가 이뤄지던 시절인 2001년, 오
그들 데모꾼들의 데모형태는 영락없는 게릴라 전법이었다. 경찰측의 격파작전에 의하여 산산이 부서져 부스러기로 남은 그 악바리들은 쥐가 고구마를 갉아먹듯 이 골목 저 골목에서 출몰하여 지친 진압부대를 갉아먹었다. 그런데 그 오금 갉아먹기식 전술 때문에 진압부대는 끝내 철수할 수 없었고 그 덕택에 틈틈이 노름을 즐길 수 있었다.물론 노름하기에 가장 적합한 양질의 상황은 데모 없는 대기상태였다. 상황이 벌어질 듯싶어 아침부터 잔뜩 대기하고 있는데 교문을 박차고 나오기는커녕 교내시위도 없는 평온한 침묵상태, 그날은 온 종일 지겹도록 판을 벌
제7회날짜가 지나면서 근무도 숙달되어 갔다. 근무 중에는 보람있고 재미있는 업무도 많았다. 그러나 박 최고회의 의장이 케네디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하고 귀국한 뒤부터는 경찰서 마당에서 실시되는 훈련 참가에 지루한 생활이 계속되었다.훈련의 내용은 다중범죄(데모) 진압대형과 봉술 연마였다. 눈이 쌓이면 비로 마당을 쓸고 연습할 만큼 고된 훈련이었다. 그처럼 낮에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면 또 밤에는 방범근무에 들어가야 했다. 범죄 발생이 예상되는 우범지역에서 밤을 새우는 방범근무는 눈이 내리는 밤에도 실시되었다.그 해 겨울은 유난히 춥고 눈
제5회면회온 불청객 뒤란 정원수에서는 매미소리가 요란하다. 숨을 돌린 위병이 아직 발버둥치는 미나의 한 팔을 잡은 채 조용히 말한다.“도대체 당신 떼쓰는 의도가 뭐요?”“의도? 그래, 저 새끼 조지는 게 내 의도다.”“이제 점잖게 얘기합시다. 보아하니 당신도 배운 여자 같은데 인격적으로 해봅시다. 내가 당신한테 욕먹을 이유가 없잖소.”“너도 한패 아냐?”“히야, 이거 보통내기가 아니군. 사내를 그런 식으로 옭아매는 모양인데....”위병은 고개를 돌려 나를 꼬나본다.“이 병신 같은 사내야, 왜 하필 저런 걸 물었어.”“죄송합니다. 저
제4회“어서 끌어안지 못해?”미나가 버럭 소리친다. 나는 마지못해 그녀의 몸을 두 팔로 껴안는다. 두툼한 가슴이 한아름 안겨온다. 미나가 시키는 대로 몸을 움직여준다. 공식적인 수고다. 마치 창녀가 그러하듯 아무런 감흥 없이 기계적으로 허리를 움직인다.“멋대가리 없긴.”몸을 뒤틀던 미나가 한숨을 진다.“다시 해봐. 자자 멋지게. 당신이 첫날밤 녹여줬듯이 해보란 말야.”나는 다시 그녀의 몸 위로 기어오른다. 몹시 피곤하다. 오후부터는 교련과 교양강좌 시간이다. 교련 시간에는 제식훈련과 체포술을 주로 배운다. 나는 훈련복으로 갈아입고
제3회면회 온 불청객점심을 먹고 내무반에 돌아온 나는 잠시 자리에 누워 앞으로의 생활을 그려본다. 학교를 졸업하면 봉급도 타고 부모도 모실 수 있다는 기대에 기분이 부풀다가도 어젯밤 꿈에 나타난 미나의 모습이 되살아나는 바람에 머릿속이 귀살스러워진다.꿈속에서 나는 부산역 쪽으로 쫓기듯 걸어가고 있었다. 경기도 부평에 있는 경찰전문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서울행 급행열차를 타러 가는 중이었다. 미나 몰래 경찰직공무원 시험에 응시했던 것이다.나는 연방 뒤를 돌아보며 미나가 따라오는지를 살핀다. 미나가 곧 뒤쫓아올 것만 같다. 잠자는 틈을
제2회면회 온 불청객 “경찰관이 훌륭한 신사가 될 때 사회가 안정된다.”교장은 경찰이 맑으면 사회가 맑아지고 경찰이 흐리면 사회 역시 혼탁해진다며 경찰의 수준 높은 자질을 강조했다.뒷산 계곡은 아직 푸른 생기를 머금은 빛깔이다. 절기는 가을이라지만 나무숲은 싱싱하다. 계곡 멀리에서 산새소리가 들려온다. 하늘색만큼이나 곱고 은은한 소리다. 앞으로 열흘만 지나면 졸업. 부산을 떠나온 지가 아득한 옛날처럼 느껴진다. 그 동안 까맣게 잊어온 부산이다. 미나를 잊기 위해 억지로 잊어온 부산. 모름지기 부산은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야 한다. 그